간편 결제업자로 시작해 금융권에서 발을 넓히고 있는 카카오페이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의 '투자' 서비스가 금소법 위반 소지가 큰 것으로 보고 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가 금소법을 위반했다고 당국이 최종 판단하면, 카카오페이는 '금소법 위반 1호' 회사라는 오명을 얻게 된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카카오페이의 금소법 위반 여부 검사에 착수한다. 당국은 카카오페이가 금소법상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인데도, 이를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중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당국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카카오페이가 서비스 중인 P2P(온라인투자연계) 금융 투자다. 카카오페이는 '투자'란에서 '부동산 소액 투자'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여러 P2P 부동산 투자 상품을 소개하고, 이용자가 특정 상품을 선택하면 해당 상품의 기대 수익률 등을 안내한다. 이용자가 '투자하기'를 누르면 해당 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이어준다.
이러한 구조가 사실상 '투자중개'나 다름없다는 것이 당국의 현재 판단이다. 금소법(제12조)상 투자중개를 하려면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로 당국에 등록해야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등록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같은 전자금융업자는 기본적으로 금소법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전금업자가 겸영 또는 부수업무로 '투자중개'를 하려면 당국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는 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어 금감원과 함께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해당 서비스가 '광고'에 해당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같은 서비스를 중단할 때 카카오페이는 이러한 논리로 서비스를 영위해 왔다.
그러나 당국은 카카오페이가 P2P 상품을 소비자에게 광고 형태로 안내한다기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투자'란 내 '부동산 소액투자' 기능을 통해 P2P 상품을 보여주는데, 이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 투자자가 대상인 점 △이용자에게 투자 현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부동산·신용 투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단순 광고라면 이 기능이 필요 없을 것이라는 점 등에서다. 또한 실제 계약은 P2P업체와 이용자가 체결하지만, 카카오페이가 구축한 화면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광고 명목으로 카카오페이가 P2P업체에서 받는 수수료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P2P 상품에 투자할 때마다 '건별 수수료'가 발생한다면, 투자 모집 또는 중개 명목으로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체계에 대해 카카오페이 측은 "제휴사와의 계약 정보여서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당국이 카카오페이의 이 서비스를 '투자중개'라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면, 최근 온투업자(법정 P2P업체)로 등록한 피플펀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령(제15조)에 따라 온투업자는 투자자 모집 등 중개 업무를 다른 업체에 위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소법(제24조) 상에서도 금융상품판매업자(온투업자 포함)는 미등록 업자에게 금융상품 판매를 중개하게 해선 안 된다. 지난 3월 25일 금소법 시행 이후 이 법을 위반한 사례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카카오페이 측은 "자사 P2P투자 서비스는 자사 플랫폼에서 상품 배너를 게시하고 광고위탁사인 P2P업체로 링크를 보내주는 광고 서비스"라고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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