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정책 언팩쇼'에서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예비 경선이 막바지다. 취업준비생 콘셉트의 대국민 면접, TV 합동 토론회, 정책 언팩(unpack·공개)쇼 등 새로운 시도에도 사실상 흥행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 여당의 대선 예비 후보 선출이라는 이벤트에도 수치로 드러난 관심도는 저조했다. 8일 오후 3시 기준, 민주당이 지난 1일 공식 유튜브 '델리민주'에 올린 대선 경선 후보 국민면접 1탄의 조회수는 2만2000건, 지난 4일 진행한 국민면접 2탄의 조회수는 14만건이다. 지난 7일 진행한 정책언팩쇼 조회수는 7만5000건이다.
반면 국민의힘의 대변인단을 뽑는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높았다.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오른소리'로 지난달 30일 생중계된 토론 배틀 8강전의 조회 수(같은 날 기준)는 33만건을 기록했다. 지난 5일 치러진 결승전 조회 수는 24만건이다. 대선 후보 경선과 대변인단 선출이라는 주제의 경중을 고려해보면 상당한 격차다.
민주당 예비 경선은 처음부터 삐걱댔다. 당 선관위가 흥행요소로 준비했던 압박 면접관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민주당은 앞서 '국민 면접'에 예비 후보들을 압박 면접할 면접관으로 '조국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섭외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반발로 유인태 전 의원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후폭풍은 계속됐다. 유 전 의원까지 면접관을 고사하며 면접 당일이 돼서야 정수경 국제법률경영대학원 조교수와 천관율 전 기자(현 얼룩소 에디터)로 대체 투입했다. 오히려 경선이 흥행이 아닌 내홍만 키우는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몸을 사린 후보들의 움직임도 경선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대선주자들의 공약과 비전을 발표하는 '정책 언팩쇼'에서는 진검승부 대신 치열한 눈치싸움만 있었다. 지난 7일 진행된 언팩쇼에서는 일부 후보들이 구체적인 공약 내용을 밝히지 않고 본인이 왜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하는지 역설하는 데 치중했다. 공약을 가지고 나온 후보들조차 대선 출마 당시 발표한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지율 상위권 후보들에게서는 이 같은 경향이 더욱더 두드러졌다. 여권 내 지지도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억강부약, 대동세상 등 자신의 정치 철학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 제시는 없었다. 앞서 진행된 합동 TV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놓고 다른 주자들 사이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정작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 지사가 함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대선 공약인 '신복지' 구상을 설명하는 대신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성과를 열거하기 바빴다. 이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꿈과 성취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세 분 대통령께서 이루지 못하신 꿈을 완성하는 일 또한 우리의 책임"이라고 했다. '정책 언팩쇼'지만, 정책은 쏙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 전 총리는 맞춤형 서비스 복지로 돌봄을 강화하고, 5대 도시 철도 지하화로 갈라진 도시를 잇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대선 출마 당시 내놨던 선언문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 역시 '정공법'(정의·공정·법치)을 내세우며 개혁 선명성을 드러냈지만, 정책이나 비전 설명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9일부터 사흘간 국민 여론조사(50%)와 당원 여론조사(50%)를 통해 본경선에 진출할 6명의 후보를 확정한다. 최종 확정된 경선 후보 6인은 오는 11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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