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물류창고 화재 7200여건…스프링클러 등 근본적 대책 필요

  • 대형 물류창고, 스프링클러 30~50%에 불과

[사진=연합뉴스]


최근 경기 이천 소재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는 등 물류센터 화재가 잇따르면서, 대형화재 단골 장소인 물류센터에 대한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류창고의 대형 화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장 점검 등을 통한 단순 개선 활동을 넘어 스프링클러 설치 등 안전수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는 우리나라 물류창고에 설치하는 스프링클러의 설치기준이 미국 등 선진 기준에 비해 실제 소화성능이 30~50%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9일 밝혔다.

우리나라도 스프링클러의 설치기준에 화재하중에 따른 살수밀도의 개념을 도입해 물류창고의 스프링클러의 설치기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쿠팡 화재 사고와 같이 중간층을 임의로 설치하거나, 여러 층의 래크식 보관장소를 운영하는 경우에는 높은 화재하중으로 인해 사무실과 같은 곳에 설치하는 일반적인 스프링클러로는 화재 진압이 불가능하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진압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미 증명된 만큼, 선진 기준을 벤치마킹해 물류창고의 스프링클러 설치기준을 개선하는 것이 화재로 인한 손실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방화구획은 화재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는 가장 강력한 제어 수단이므로 대형 물류창고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적절하게 반영돼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물류창고의 경우, 방화구획 완화 특례로 인해 수평, 수직 방화구획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방화구획의 완화는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최소화하고 이를 보완할 대책을 수립해야만 대형사고로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물류창고 설계단계에서부터 적절한 방화구획을 설정하고 및 운영 중에는 주기적 점검을 통한 방화구획의 유지관리를 철저히 해 대형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소방시설의 유지 및 관리 기준의 개선도 필요하다. 미국화재예방협회(NFPA)에서는 주요 소방설비별로 점검 항목 및 주기를 다양한 기간으로 구분해 매주, 매월, 분기에서 매년 등으로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1년에 2차례 작동기능점검과 종합정밀점검을 수행하는 수준으로 화재 시 소방시설의 정상적인 작동 신뢰성을 확보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관리 기준의 효용성은 통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명확하게 나타난다. NFPA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화재 시 설치된 스프링클러의 92%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경기도 화재 발생 현황분석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중 스프링클러의 정상적 작동 비율이 48%에 불과했다.

주영훈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전문위원은 “산업의 변화에 따라 법제도 개선은 반드시 수반돼야 하고 특히 인명 및 재산피해와 직결돼 있는 경우에는 더욱 개선이 필요하다”며 “물류창고 화재사고와 관련하여 많은 피해 사례가 있고 참고할 수 있는 선진 기준이 존재하는 만큼 더 이상 안전제도 개선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물류센터에서 난 불은 7200여건으로, 이로 인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은 260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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