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MZ세대 공략] 유튜브부터 생수까지 보험사 이색 컬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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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07-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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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구독자 1만명 이상 보험사 9곳 달해…MZ세대 적극 홍보

최근 보험사들이 젊은층인 MZ세대 공략에 발벗고 나섰다. TV광고 중심의 전통적 홍보·마케팅을 진행했던 보험사들이 MZ세대 이용량이 많은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생수와 라면, 맥주 등 다양한 업계와 손잡고 젊은 층의 관심이 높은 이색 협업 상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보험사들이 유통업계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젊은 세대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신한생명이 올해 2월 출시한 신한생면. [사진=신한라이프]


◇ 보험사 유튜브 구독자 확보 혈안

12일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유튜브 채널 현황(공식 유튜브 기준)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1만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한 보험사(구독자 수 공개 채널 기준)는 9곳에 달했다.

가장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업체는 4만4800명의 KB손해보험이다. KB손보는 유일하게 4만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보험사이다. 지난해 상반기 2만명대 초반에 불과했던 KB손보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불과 1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KB손보의 뒤를 이은 것은 구독자 수 3만3400명의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의 구독자 수 역시 전년 동기(1만6100명)와 비교해 2배 이상 많아졌다. 특히 한화생명은 업로드한 영상 대부분이 조회수 10만을 넘어서며 유튜브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한화생명은 총 17개의 영상을 업로드했으며 이 중 13개가 1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2만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업체는 △삼성화재 2만6200명 △라이나생명 2만4800명 △삼성생명 2만1600명 △AIA생명 2만200명 등이다. 이 중 삼성화재와 라이나생명의 구독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1만명 가까이 늘었다. 또 삼성생명의 경우 구독자 수가 1200명가량 늘어나는 데 그치며 신규 구독자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1만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 수를 달성한 업체는 △흥국화재 1만6600명 △교보생명 1만1800명 △현대해상 1만1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교보생명이다. 지난해 상반기 4600명에 불과했던 구독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서는 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교보생명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지난 2019년 말까지만 해도 932명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확보한 KB손보의 경우 웹툰, 외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을 통한 콘텐츠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기업 채널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채널 운영의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운영 결과 KB손보는 올해 업로드한 18개의 영상 중 7개가 1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유튜브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특히 향후에도 고객과 소통을 위한 채널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보험사 중 가장 많은 영상을 업로드했던 라이나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도 가장 많은 수의 영상을 올리며 왕성한 활동을 자랑 중이다. 올해 상반기 업로드 영상 수는 46개에 달한다. 라이나생명은 건강정보와 보험상식을 중심으로 고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전문성 있게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튜브 보험사들의 유튜브 활동이 향후에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MZ세대에 대한 마케팅인데, 유튜브는 MZ세대에게 자신들을 어필하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유튜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이유는 광고 목적의 마케팅이 아닌, 기업 인지도와 이미지 제고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보에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MZ세대에 대한 마케팅이 중요해진 만큼, 보험사들의 유튜브 활동이 더욱 적극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상품 광고 등을 하지 않더라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유튜브 이용자에게 ‘브랜드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인식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운영”이라고 설명했다.

◇생수·맥주 등 이색 컬래버레이션 열풍

신한라이프는 올해 하반기 맥주 브랜드 맥파이와 협업해 ‘브라보 마이 신한라이프' 맥주를 내놓고 설계사들의 영업을 돕기 위해 다양한 ‘콜라보 굿즈'도 제작한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젊은 세대 고객에게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더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생명은 지난 2월 BGF리테일의 CU와 협업을 통해 '신한생면' 기획 제품을 출시했다. '신한생면'은 펀슈머(Fun+Consumer)라 불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해 'Fun'을 주제로 고객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준비한 것이다.

지난 5월엔 삼성생명이 이마트·롯데칠성과 협업해 생수 ‘삼성생명수(水)’를 출시했다. 삼성생명수 또한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맞춰 보다 친근하고 신선한 브랜드로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기획됐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이라는 의미와 고객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생명보험업의 본질을 더해 ‘생명수(水)’라는 제품명을 정했다.

지난해 2월엔 DB손해보험이 CU,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자동차보험과 연계한 ‘내차보험 만기라면’을 출시했다. ‘만기라면’은 CU에서 판매하는 ‘더배터질라면왕컵’의 패키지를 변경한 상품으로 DB손보의 자동차보험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고객이 컵라면 뚜껑의 QR코드를 스캔하면 DB손보 다이렉트 차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도록 했다. 흥국화재는 금융권 최초로 페르소나를 앞세워 MZ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페르소나'는 분신, 특정한 상징을 나타내는 가상의 인물을 의미한다.

이처럼 보험사가 편의점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최근 보험 가입 연령층이 낮아지는 가운데, MZ세대 고객층이 두꺼운 편의점을 통해 친근하고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노출해 이미지 제고 효과는 물론 고객 유치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경쟁과 컬래버레이션 열풍은 보험사의 MZ세대 확보를 위한 경쟁의 결과"라며 "타깃 고객 대상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MZ세대 차지 비중 확대

최근 사회 곳곳에서 주목받고 있는 MZ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다. 특히 이들이 30~40대에 접어들면서 경제활동과 소비에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내부적으로도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MZ세대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생명보험 업계 처음으로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도입했다. 리버스 멘토링이란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기존 멘토링의 반대 개념으로,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경영진을 가르치는 역발상 소통방식을 말한다.

MZ세대가 주축이 된 삼성화재 SF지점은 보험계약 유지율과 설계사 정착률에서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13회 차 기준으로 보험계약 유지율을 보면 삼성화재 SF지점이 93.8%로 업계 평균(83.8%)보다 10%포인트 높으며, 13개월 차 설계사 정착률 역시 87.5%로 업계 평균인 65.6%와 비교해 20%포인트 이상 높다.

보험사 다른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전환과 함께 보험 가입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적으로는 다양한 업계와 협업을 통한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조직 체계와 문화 역시 변하고 있다"며 "향후 MZ세대를 겨냥한 업계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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