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라임사태 등으로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비중이 더 커진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등으로의 '머니무브'도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춘 다양한 펀드 상품이 출시·운용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 펀드로 여기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부진은 여전한 반면 ETF는 급격한 속도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총 3조9252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1월 2조1598억원이 빠져나간 이후 매월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다 5월 3360억원이 들어오기도 했으나 지난달에 다시 511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올해 상반기 ETF 순자산총액은 7조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 53조365억원이던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말 현재 60조2573억원으로 상반기 중 7조2208억원 증가했다.
특히 ETF 상품 중에서도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 본격적으로 출시된 주식형 액티브 ETF다. 기존 ETF의 경우 대부분이 추종 지수 구성 종목 및 비율 등에 따라 투자하는 '패시브' 상품인 반면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5월 24일 상장한 8개 액티브 ETF에는 지난 9일까지 47일간 3395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미래차액티브 ETF'의 순자산이 762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 ETF'가 68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수익률도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월 24일 상장한 액티브 ETF 8종의 평균 수익률은 6.10%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1.95%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액티브 ETF 투자 전략으로 장기·분할매수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ETF의 빠른 성장"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ETF는 펀드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로 나아가고 있는데 국내 ETF 시장은 글로벌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레버리지 또는 인버스 ETF처럼 단기 대응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더 적합해 보인다"며 "일반 펀드처럼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는 여러 차례로 나눠 분할 매수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TF뿐만 아니라 ESG펀드에도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망 투자 섹터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들어 주식형 ESG펀드 39개에는 총 6506억원이 유입됐다. 채권형 ESG펀드 8개에도 670억원이 유입돼 총 7176억원이 몰린 셈이다.
주식형 ESG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1.84%로 전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인 11.14%를 웃돌았다. 주식형 ESG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브이아이자산운용의 '포커스 ESG 리더스 150 ETF'로 올해 들어 24.88%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좋은기업 ESG펀드'는 18.25%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ESG펀드 성장 추세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품 유형 확대와 다양한 전략의 ESG펀드 등이 소개되며 투자자들의 ESG투자에 대한 접근이 더 쉬워질 것"이라며 "블랙록이 지난해 스튜어드십보고서를 통해 ESG 전략 통합 및 다양화, 신상품 개발, 투자자들의 접근성 강화 등을 주요 성과라고 발표했는데 국내 펀드 시장에서도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운용사들이 서서히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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