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시즌] 반복되는 농어촌 장마피해

짧은 장마에 방심 금물…전문가들 "아직 장마 끝나지 않아"

최병암 산림청장이 10일 경기도 가평군 산사태 복구 사업 현장을 찾아 집중호우 대비 안전조치 등 복구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지난해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산사태를 비롯해 농‧어가 피해가 극심했던 가운데 각 지자체에서 장마 대비가 분주하다. 각 지자체와 중앙정부는 지난해와 같은 호우 피해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피해사례가 접수 중이다. 특히 지난해 장마 피해를 본 상당수 지역에서 아직 복구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태양광 난개발 산사태 또 반복되나

장마시즌이 오면서 가장 근심이 커진 곳은 산지태양광 지역이다. 지난해 장마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산사태가 일어나자 그 원인으로 태양광난개발을 지적받았기 때문이다. 산지태양광 개발과 산사태의 원인에 관해 정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일부 오명을 쓴 부분은 사실이다. 이에 산림청을 비롯한 산업통상자원부와 관할 지자체까지 산사태 방지에 신경을 쏟고 있다.

산지보전협회가 발표한 ‘산지 태양광발전 피해시설 정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강수 피해가 발생한 태양광 시설은 27곳이다. 또 피해 면적은 측정한 20곳만 해도 5만7484㎡에 달한다. 기후변화로 기상 이변이 잦아지면서 위기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산림청은 7월 초 전국 동시 장마가 예보됨에 따라 산사태 및 산지 태양광발전시설 피해발생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특별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전라남도 보성군에 있는 사업현장을 방문해 사방시설 기능유지 상태 등을 점검하고, 관계자들에게 집중호우 기간 비상대비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

한편, 산림청은 산지보전협회 산지안전점검단과 함께 여름철 집중호우에 따른 산지 태양광발전시설 피해에 대비해 312개소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의 사전 점검을 완료했다.

점검 결과를 토대로 7월 7일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312개소의 안전상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필요한 예방조치를 했다. 또 이달 21일까지 전국적으로 인위적 산지개발지 등에 대해 집중점검과 함께 응급조치를 실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산림청은 여름철 재해대책기간인 10월 15일까지 산사태‧산지‧태양광발전시설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로 현장점검을 시행해 실시간으로 피해 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지난 10일에서는 최병암 산림청장이 산사태 대처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가평군 산사태 복구사업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산업부도 현장을 돌며 집중호우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을 쏟고 있다. 지난 5일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산지 태양광 설비의 안전점검을 위해 산림청, 충청남도, 금산군, 에너지공단, 전기안전공사 관계자와 함께 충남 금산군 제원면 소재의 동곡리 태양광발전소를 방문했다.

특히 전기안전공사와 가스안전공사는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내고 안전요령의 설명에 나섰다.
 

농어촌도 방비 철저 양식장 염도 저하로 피해 속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이 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호우 대비상황 긴급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집중호우의 피해는 산사태나 안전사고 외에도 농‧어가에 큰 피해를 준다. 강수로 인한 농·어업 환경의 파괴는 농수산물의 수확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6일 농업재해대책상황실에서 집중호우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며 올해 남은 장마를 대비했다. 이달 3일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해남 381mm, 진도 347mm, 보성 328mm 등 누적강수량을 보였다. 최근 비가 줄어들고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장마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추가로 이어질 폭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벼 침수면적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관리를 농민께 당부했으며, 특히 비가 그친 후 병해충 방제가 매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남 진도, 해남, 고흥, 장흥 등 침수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시·군과 협의해 공동방제 등 필요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부는 주요 저수지와 배수장에 대해서는 사전 방류 및 가동준비 상황을 재점검하고 비상근무 태세를 강화하도록 당부했다. 산지 태양광 설치지역, 가축방역 매몰지 등에 대해서는 울타리, 배수로 정비 등 관리상태의 점검을 지시했다.
 

12일 오후 1시 30분 전남 강진군 마량항 앞바다 해상전복가두리에서 양식을 하는 김은영씨가 문성혁 해수부장관 등에게 무릎을 꿇고 "제발 도와 달라"며 애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집중호우는 어민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순간적인 많은 비가 바다의 염도를 떨어뜨려 수산물의 생육환경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달 5일과 6일 양일간 전남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진도군, 장흥군, 강진군, 해남군 등 4개 군 내 양식 어가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 이에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현장을 찾아 어민들을 위로하고 신속한 피해 복구방안을 모색했다.

9일 임 회장은 진도군 피해 현장에서 윤재갑 의원을 만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한 지원 방안이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 이동진 진도군수를 만난 자리에서도 피해 어가에 대한 빠른 손해 조사와 함께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전라남도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4개 군에 걸쳐 64개 어가에서 전복 폐사, 뱀장어 및 새우 양식장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서 지역에 대한 피해 현황 조사는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피해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은 피해 어가에 위로금을 전달하고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할 것을 수협 관계자들에게도 지시했다.

이어 12일에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전남지역 집중호우 피해 양식장을 방문했다.

강진군 전복가두리 양식장을 방문한 문 장관은 피해 어업인들에게 "최근 발생한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정성 들여 키운 전복이 대량폐사한데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으며 피해 어업인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면서, "해양수산부는 피해 양식어업인들이 신속하게 피해를 복구하고 경영을 재개할 수 있도록 재난지원금 지급 및 정책자금 금융지원 등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 협력하여 필요한 추가적인 지원도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