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들의 몸값이 끝모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강남구 압구정 현대 정도로 국한됐던 ‘그들만의 리그’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등 일부 신축 랜드마크 단지들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일대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손에 꽉 쥐고 있다"며 정부의 다주택자 때리기가 강남의 똘똘한 한 채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12.9㎡는 48억8000만원에 신고가(7월 3일 계약)를 기록했다. 이전 신고가는 올해 3월 팔린 47억3500만원으로, 1억4000만원 넘게 매매가가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8차(15층) 전용면적 210.1㎡는 지난 9일 66억원에 매매됐다. 이는 이전 신고가 48억원(올해 3월 계약)보다 18억원 오른 것으로, 지난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 나온 압구정동 첫 신고가 거래다.
김만호 압구정 중앙부동산 대표는 “매수 문의는 있는데 물건이 없어서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활황기처럼 영끌해서 사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진입 수요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양8차는 과거에는 리드단지인 현대아파트와 유사한 수준에서 매매가가 유지됐었다”며 “요즘 현대아파트 동일 면적 중간층의 호가가 73억~75억원 수준인 점에 비춰, 한양8차 고층이 66억원에 거래된 것은 매수자 입장에서는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로 자산가들의 수요가 여전히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세는 수요 대비 물건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자산가들이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니 강남권 고가주택들의 신고가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가들이 마지막까지 쥐고 있는 자산이 강남권 고가 아파트”라며 “일부 자산가들이 수도권이나 지방에 있는 자산을 정리하면서 강남권 주택을 자녀나 손주 명의 등으로 새로 매입했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노선이 계속되는 한 이 같은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연구원은 "강남권은 입주물량도 적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로 봐야 할 것 같다"며 "압구정동을 넘어 반포동 일부 신축 단지로 리그가 확대된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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