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판 테슬라'로 불렸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Byton, 拜騰)이 전기차 한대 생산도 못 한 채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부터 나돌았던 부도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잇단 파산 구조조정 신청···심각한 경영난 이유
바이톤의 모회사 난징 즈싱(知行)신에너지자동차기술개발유한공사(이하 즈싱)의 채권자(상하이 화쉰 네트워크)가 지난 12일 장쑤성 난징시 치샤구 법원에 파산, 구조조정(기업회생) 신청을 냈다고 중국 펑파이신문 등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바이톤 측은 법원이 아직 파산 신청을 공식 수리하지 않은만큼, 채권자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바이톤의 파산설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또 다른 채권자(쑤저우 런이기계)가 현지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즈싱이 단기적으로 자금이 부족해 자동차를 양산하지 못하고, 일부 업체 대금 지급을 연체하긴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즈싱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게 시간을 준다면 곧 채권자가 만족할만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만에 또 다른 채권자가 파산 신청을 낸 것이다.
그만큼 바이톤이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있음을 보여준다.
◆ '구원투수' 폭스콘도 등 돌려···내년 초 양산 계획 차질
바이톤의 구원투수로 여겨졌던 폭스콘조차 등을 돌렸다. 올해 1월 경영난 속에서도 바이톤은 폭스콘과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재기하는 듯 보였다. 바이톤의 첫 모델인 엠바이트(M-Byte)의 위탁생산을 폭스콘이 맡아 내년 1분기에 양산하기로 양사는 약속했다. 폭스콘의 2억 달러 투자 소식도 전해졌다.
그런데 지난주 블룸버그는 폭스콘이 바이톤 난징 공장에 파견한 인력이 이미 철수 중이라며, 내년 초 양산 계획도 미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톤은 사실상 전기차를 한대도 생산하지 못한 채 파산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것이다.
◆ 한때 '중국판 테슬라'···CATL,텐센트도 투자
2016년 설립된 바이톤은 원래 회사명은 퓨처모빌리티(FMC)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중국지사장 출신 다니엘 컬처트, BMW 출신 개발자 카스텐 브라이트필드, 테슬라의 전 구매담당 부사장 스티븐 이브산이 공동 창업했다. 화려한 창업주의 이력에 외신은 '중국판 테슬라'라고 불렀다.
2019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9'에서 공개한 첫 모델 엠바이트는 외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투자금도 몰려들었다. 설립 이후 6차례에 걸쳐 펀딩에 성공했다. 총 4차례 펀딩에서 모두 84억 위안 자금을 조달했다. 이치자동차, CATL, 텐센트, 폭스콘 등 투자자 면모도 화려했다. 당시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회사 엠에스오토텍 자회사 명신도 펀딩에 참여했다.
◆ 지난해부터 사실상 경영 '올스톱'···창업주도 떠나
그런데 위기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건 지난해부터다. 직원 임금 삭감 및 체불, 감원, 납품대금 연체 등 소문이 흘러나왔다. 바이톤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회사 모든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중국 국영CCTV는 "84억 위안 투자금을 몽땅 써버리고도 자동차 한대 생산하지 못했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바이톤은 이후 지난해 12월말 또 다시 회사 운영 중단 시기를 6개월 연장했고, 현재까지 개시되지 않은 상태다. 공동창업주 중 한명인 다니엘은 이미 지난해 10월 회사를 떠났다.
북미, 독일 현지에 세운 법인은 이미 현지에서 파산절차를 밟는 중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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