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방역 지침 마련 분주] 콜센터 관리 강화·재택 근무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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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07-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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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화재 수도권 직원 절반 재택근무·현대해상 5분의 2 순환근무 시행

보험사들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방역지침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본사와 콜센터 등 밀집장소에 대한 행동지침을 강화하는 동시에 재택·순환근무를 확대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앞다퉈 방역지침 마련에 적극적인 이유는 최근 국내 보험시장의 불황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천안의 한 콜센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건물이 폐쇄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보험업계 콜센터 방역지침 강화·순환근무 확대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한화생명 등 주요보험사들이 재택근무 확대와 콜센터 방역 강화 지침을 속속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8일부터 수도권 직원의 50%, 비수도권 직원의 30%를 대상으로 하는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이번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재택근무 직원 비중을 30%로 완화했다가 다시 상향 조정한 것이다.

현대해상도 최근 부서별로 3분의1씩 돌아가며 실시해 왔던 재택근무를 5분의2로 확대했다. DB손해보험은 3교대 순환식 재택근무를 2교대로 줄였고, 기존 30%였던 재택근무 비중을 12일부터 30% 이상까지 강화했다.

KB손해보험은 재택근무와 시차출퇴근제를 운영 중이며, 메리츠화재는 코로나19 초기 발생 때부터 2교대 순환 재택근무제를 이어오고 있다.

콜센터에 대한 방역도 대폭 강화됐다. 한화생명은 전국 콜센터 재택근무 비중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교보생명은 지속 실시해 오던 콜센터 방역 지침을 다시 공지했다. 교보생명은 근무자 간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고 파티션을 상향 설치하며, 콜센터 상담사원에 대한 1시간 단축근무와 시차출퇴근제 등을 운영해 오고 있다.

보험사 콜센터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차례의 집단감염으로 우려를 낳아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금융당국과 각 금융사는 콜센터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상담사 간 좌석 간격 1.5m 확보 △상담사 칸막이 최하 60㎝ 이상 유지 △교대 근무 등의 방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보험업계는 이어 보험설계사에 대한 방역 조치도 고민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는 업무 특성상 고객을 직접 만나 업무를 진행하는 방문판매의 성격을 지니는 만큼 확진에 대한 우려도 큰 업종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보험설계사 대면 영업과 관련해 코로나19를 이유로 전화 등 비대면 모집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1회 이상 반드시 고객을 만나야 했던 규정을 전화 연락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앞다퉈 방역 지침을 강화하는 데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13일 0시부터 7월 14일 0시까지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15명에 달했다. 지난 10일의 신규 확진자 수(1378명)를 크게 넘어서면서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일일 확진세를 보였다.

보험사의 확진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9일 천안시에 따르면 5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보험회사에서 관련 확진자가 5명 추가되는 등 1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13명에 이어 이틀 연속 1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충북 청주 소재 보험사 콜센터에서 1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광주 라이나생명 콜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보험강의를 들었던 30대가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 확진자는 원주 무실동의 한 보험회사에서 경기 안산시의 26번째 확진자의 강의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콜센터 외에도 보험사 본사에서 확진자도 발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7일 서울 강남 사옥에 위치한 오늘의집(회사명 버킷플레이스)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익성 악화 고전하는 보험사 코로나19 확산 역풍 우려

보험사들이 코로나19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칫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보험사들의 최근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상위 4개사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878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지만, 자기자본은 손보사별로 5~13% 감소했다.

손보사별로 보면 이 기간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63% 급증한 431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16조2380억원)보다 4.7% 감소한 15조4690억원이었다.

삼성화재의 자기자본은 배당(3740억원)과 금융자산 평가손실(7860억원), 기타 자본변동(-400억원) 등 영향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당기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지만, 자기자본은 6조640억원에서 5조6330억원으로 7.1% 줄었다. DB손보의 경우 배당(1320억원), 금융자산평가손실(4620억원), 기타 자본변동(-270억원) 등 자본 감소요인이 자본증가요인인 순익(1902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역시 당기순이익은 각각 작년 동기 대비 41%, 21% 늘었지만, 자기자본은 각각 10.3%, 13.2% 줄었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는 자본 증가요인보다 배당과 금융자산평가손실 등 자본감소요인이 4배가량 많았다.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생명·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생·손보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각각 3.0%, 3.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생보사의 경우 지난해 말 3.1%에서 0.1%포인트 하락했고, 같은 기간 손보사는 0.01%포인트 하락한 3.11%를 기록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전년 같은 기간(3.8%)보다 1.1%포인트 급락하면서 2.7%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각각 0.80%포인트, 0.40%포인트 하락한 3.40%였다.

보험사는 운용자산의 절반가량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어 국채 금리가 오르면 신규 채권의 이자수익이 늘고 투자손익이 개선된다. 신규 채권에서 이익률이 올라 전반적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높아지게 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상승했지만, 배당이익 등 일회성이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할 경우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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