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올 1분기 합산 가맹점 수수료는 1조8155억8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1조6142억5000만원)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수수료를 내리기 전인 2018년 1분기(2조9158억4400만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정 부분은 회복에 성공한 셈이다.
전체 실적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264억원으로 전년(1조6463억원)보다 23.1% 늘었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작년보다 33.8% 증가한 7342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의 경우 순익이 70% 이상 늘었고, 신한카드도 32.8% 증가했다.
판관비도 동반 상승했다. 8개 카드사의 1분기 판관비는 7672억5500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5%가량 증가했다. 접대비(3.8%)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신한카드(203억5200만원)와 국민카드(112억원)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 같은 결과는 자칫 업권의 수익성과 자금 상황이 함께 개선되고 있는 걸로 비춰질 수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과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부가 적격비용(수수료율 근거가 되는 원가)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 노조까지 나서서 추가 수수료 인하를 반대하고 있지만, 수수료 이익에 판관비까지 함께 늘어난 지표상 흐름은 이들 주장과 다소 괴리가 있다”며 “정부 입장에선 충분히 여유가 있는 상황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업계는 “더 이상의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익성 개선은 치열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뤄낸 결과일 뿐, 실상은 전혀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차량할부금융, 카드론 등이 대표적인 신사업 영역이다. 차량할부금융의 경우, 1분기 합산 수익(708억8000만원)이 작년보다 9.2%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카드론 잔액도 33조1788억원까지 팽창한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수수료율은) 카드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노선”이라며 “그보다는 평균 3%가 넘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 수수료율을 낮추는 과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와 금융당국은 삼정KPMG와 함께 적격비용 산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8월 중에는 재산정 결과 초안을 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관계기관 합동 전담조직(TF)이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논의·발표한다. 개편된 카드수수료율은 2022년부터 적용된다. 수수료율은 2007년부터 총 12년 동안 13차례 인하 과정을 거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