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거래소 주가는 이달 들어서 14일까지 11거래일간 10%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00억 달러 이상의 11개 전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 중 최고 주가 상승폭이라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앞으로 홍콩거래소가 중국기업의 상장 방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홍콩거래소 주가의 12개월내 목표치를 기존의 주당 400홍콩달러에서 495홍콩달러로, 투자의견은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자국 기술기업 제재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상장 중국기업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홍콩 혹은 중국 본토증시 2차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홍콩거래소가 수혜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2016년 이후 해외 상장한 중국 본토기업이 모두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고 가정했을 때 홍콩거래소 일일 거래액이 올 들어 현재까지 평균 거래액보다 11% 증가할 것이란 추정치도 내놓았다.
최근 중국 지도부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을 비롯한 자국 기술기업에 대한 인터넷보안 조사를 실시하는 등 데이터 보안 유출을 우려해 자국 기술기업의 해외 상장을 막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중국 인터넷 물류플랫폼 훠라라(라라무브)는 최근 뉴욕증시에 상장하려던 원래 계획을 틀어 홍콩증시에서 기업공개(IPO)하기로 결정했다.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이미 상장된 중국 면세점그룹 중국중면(차이나듀티프리)을 비롯해 뷰티업체 보타니, 아이메이커 등도 현재 홍콩증시 2차 상장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중국기업들이 홍콩증시에 상장하려는 이유는 자금 조달 이외에도 여러가지다.
터커 하이필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아태 자본시장 책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홍콩 금융의 유연성, 글로벌 자본 활용성 때문에 (중국 본토증시에 상장한 기업이라도) 홍콩증시 2차 상장을 모색한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 본토 증시와 비교해 홍콩은 전환사채 발행이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조건이 유연하다고도 했다.
최근 홍콩거래소가 상장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는 것도 중국 기업을 끌어들이는 매력 포인트다. 홍콩거래소는 현재 공모가 책정후 신주 배정, 결제, 심사, 상장까지 5거래일 걸리는 절차를 2거래일로 단축시키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내년 4분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밖에 홍콩거래소가 내년부터 상장 신청 기업에 대한 순익 요구조건을 최근 3년간 5000만 홍콩달러에서 8000만 홍콩달러로 높이기로 했지만, 여전히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보다는 낮은 편이라 당분간 중국기업의 홍콩증시 상장이 줄지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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