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페이스북, 틱톡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동영상 플랫폼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의 성장방식과 서비스를 모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유튜브의 성공 방식인 창작자 보상에 나선다. 더 많은 인플루언서와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유튜브는 틱톡과 같은 쇼트폼 동영상 서비스를 전 세계에 출시했고, ‘15초 영상’으로 명성을 얻은 틱톡은 유튜브와 경쟁하기 위해 영상 길이를 늘렸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2년까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를 지원하는 새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부터 올해 연말까지 특정 목표를 달성한 크리에이터에게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인스타그램 내 쇼트폼 플랫폼 ‘릴스’에 우수한 콘텐츠를 올린 창작자들이 지급 대상이다.
페이스북이 창작자 보상을 강화하는 이유는 더 많은 인플루언서와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는 동영상 강자인 유튜브의 성장 전략과 같다. 올해로 서비스 출시 16주년을 맞이한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2007년 ‘유튜버(유튜브 내 영상 창작자)’와 광고 수익을 나누는 '파트너스 프로젝트'를 발표, 창작자들이 영상을 만들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했다. 이는 더 많은 창작자를 불러와 양질의 영상이 유입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15초 짧은 영상’으로 Z세대를 사로잡은 틱톡은 반대로 유튜브처럼 영상 시간을 늘리고 있다. 틱톡은 지난 1일 이용자들이 올릴 수 있는 영상 길이를 최대 3분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틱톡은 지난 2월 TV 플랫폼 전용 앱을 출시하고, 아마존의 셋톱 ‘파이어TV’용 앱도 출시해 유튜브와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업계에선 국내외 테크 기업의 ‘서비스 베끼기’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올해 초 오디오 기반의 SNS 서비스 ‘클럽하우스’가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트위터와 카카오는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앞다퉈 내놨다.
IT업계 관계자는 “IT 서비스의 경우 표절과 모방의 경계가 모호해서 인기 있는 서비스가 시장에 나오면 경쟁자들이 따라하는 관행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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