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병원들이 치료를 원하는 환자 수용을 거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대한 반발로 대다수의 의료종사자가 직무를 거부하는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고 있어, 의료기관에서 일손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레븐 인터넷판에 의하면, 최대도시 양곤에 거주하는 퇴역군인 남성(59)은 5일 신종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자 가족들과 함께 한 병원을 찾았으나, 병원은 이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 이에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이 남성을 비롯해 함께 병원을 찾은 가족 6명 전원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병원은 수용인원 제한을 이유로 이 남성의 입원만 받아들였으며, 결국 이 남성도 다음날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 연맹(IFRC)의 미얀마 책임자는 "최근 수주간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돼, 수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등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많은 의료종사자가 CDM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병원의 일손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부양곤종합병원의 의료종사자 400명 중 병원으로 복귀한 인력은 40명에 그치고 있다. 일부 CDM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는 비공식적으로 전화로 신종 코로나 환자 진료를 보고 있다고 한다.
조 민 툰 미얀마군 대변인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병원과 격리시설은 신규 감염자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라며 현재 상황을 공개하며, 민간단체 등에 의료서비스 제공에 관한 협력을 요청했다. 군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군 병원을 일반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다만 일반시민들의 군정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현재 신종 코로나 의심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한 여성(23)은 격리시설에 가는 대신 집에서 요양하기로 했다. 이 여성은 "군정이 운영하는 의료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는 0"이라면서, "격리시설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위급한 경우에도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며 군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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