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커머스는 주문 즉시 배달원이 도보나 자전거·오토바이 등으로 근거리를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평균 배달 예상 시간은 10∼15분이다.
국내 1위 배달서비스 사업자인 배달의민족(배민)이 B마트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을 넓히고 있고, 쿠팡도 퀵커머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배달 전쟁'이 시작됐다. 유통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배송 중요성이 더욱 커지자, 경쟁사보다 더 빠른 배송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신선식품·라스트마일 물류 손잡았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오아시스마켓과 IT 기반 물류업체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지난 15일 퀵커머스 시장 진입을 알렸다.양 사는 퀵커머스 서비스 플랫폼 운영을 위한 합작법인(JV) '주식회사 브이'를 만든다. 새 법인은 실시간 퀵커머스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B2C 플랫폼으로 하반기 내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실시간 유통물류 운영 능력과 전국 규모의 온·오프라인 물류 인프라, 상품 소싱 경쟁력을 더해 내년 200조원 규모로 성장 예정인 퀵커머스 및 새벽배송이 중심이 되는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퀵커머스 플랫폼에서 소비자들은 실시간 식음료 주문뿐 아니라 신선식품 마트 장보기 외에도 의류와 도서, 반려견상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필수 품목들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이륜차 배송대행을 하는 메쉬코리아와 신선식품 이커머스 업체인 오아시스마켓이 손잡은 건 빠르게 성장하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양 사는 "메쉬코리아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유통 물류 운영 능력과 오아시스마켓의 온·오프라인 물류 인프라, 상품 구매 경쟁력을 더해 내년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예정인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아시스마켓과 메쉬코리아는 각각 신선식품 판매와 라스트마일(last mile·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 물류에 특화된 회사라는 점에서 B마트, 요마트, 쿠팡이츠 마트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아시스마켓이 강점을 갖고 있는 신선식품 구매 능력은 오프라인 유통업 경험이 없는 배민, 요기요, 쿠팡보다 월등히 뛰어날 가능성이 크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는 전국 450개 물류 거점을 보유한 IT 물류기업이다. 전국 6만6000여명의 배송기사와 제휴해 이륜차 배송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주문부터 배송, 재고관리, 반품까지 통합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근 투자에서 5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네이버(19.55%)와 GS리테일(19.53%), 현대자동차(9.93%) 등이 주주다.
지어소프트의 자회사인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2011년 설립돼 온라인몰과 42개 오프라인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386억원, 영업이익 97억원으로 신선식품 이커머스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온·오프라인 통합 재고 관리가 가능한 덕분이다. 최근 5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7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르면 내년을 목표로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준 오아시스마켓 대표는 "마트 장보기와 식음료 주문에 대한 실시간 배송은 물론 소비자들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상품을 보다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종합 퀵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는 "오랜 시간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해 인프라 및 솔루션 구축, 상품 소싱 등 본질에 집중해 온 양 사의 시너지는 퀵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쿠팡 퀵커머스 드라이브···GS리테일 '요기요' 공동인수할 듯
쿠팡은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골목길 로켓배송' 공세를 시작했다. 쿠팡이츠 마트는 도심의 소규모 물류센터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에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을 대신해 물품을 배달해준다. 얼핏 보기에는 배민 B마트, 요기요 요마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라이더 직고용, 풍부한 상품 구색을 경쟁력으로 골목상권을 빠른 속도로 집어삼키고 있다. 쿠팡은 '15분 내' 배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라이더들을 직고용해 아예 MFC에 상주시키고 있으며, 상품 소싱 및 물류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급성장 중이다.
현재 국내에선 송파구에서만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강남권, 수도권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퀵딜리버리', '퀵커머스', '큐딜리버리' 등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나카노부 지역에서도 주문 즉시 20분 이내로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의 상품을 전달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일 합병한 통합 GS리테일은 대표 경쟁력으로 '퀵커머스'를 내세운다. 편의점·슈퍼마켓 등 전국 1만5000개 소매점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퀵커머스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달부터 배달 전용 주문 앱 '우딜-주문하기'를 운영하고 있는데, 출시 10일 만에 누적 주문 건수 10만건을 돌파했다.
GS리테일은 연면적 40만㎡가 넘는 전국 60개 물류센터망과 배송 차량 3300여대, 인력 2200여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5년 내 물류센터 6개를 추가로 세운다. 앞서 향후 5년간 디지털 커머스, 인프라 구축, 신사업 등의 영역에 총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GS리테일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가 구성한 컨소시엄은 국내 2위 배달업체 요기요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GS리테일은 컨소시엄의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릉만으로 GS리테일의 전체 배송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요기요의 배달 서비스까지 활용하면 배송 서비스 부문을 추가로 강화할 수 있어 지분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전국 99% 소비자에게 2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가장 가까운 물류망'을 갖춘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