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탔다. 최근 미국의 제재로 주력 사업인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사업에서 핵심 반도체를 구매하기 어려워진 화웨이를 중국 지도부가 적극 지원 사격하고 나서면서다.
1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지난 16일 구이저우성 구이양(貴陽)시 구이안신구(貴安新區)에 소재한 화웨이 클라우드 빅데이터센터를 방문해 클라우드 분야의 연구·개발(R&D) 혁신 및 빅데이터 응용 등 현황을 점검했다.
이날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이 직접 리잔수 상무위원장 영접에 나서 화웨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도 상세히 설명했다. 평소 언론 노출을 꺼리는 런 회장의 등장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의 실시간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됐다.
지난 2015년에 설립된 화웨이 클라우드 빅데이터센터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다. 중국 당국은 구이안신구를 중국 최대 빅데이터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국내외 기업을 적극 유치해왔다. 화웨이, 텐센트, IBM, 퀄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 상무위원장이 친히 이곳을 찾았다는 것은 중국 당국이 그만큼 화웨이의 클라우드 사업을 적극 육성할 것이란 신호로 풀이됐다.
미국의 제재로 통신과 스마트폰에서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를 살 수 없게 되면서 위기를 맞은 화웨이는 최근 미국의 제재가 상대적으로 덜한 클라우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화웨이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사령탑을 전격 교체하고, 올해 회사 전체 투자계획 규모의 절반에 달하는 1억 달러(약 1146억원)를 클라우드 사업에 지원한다고도 밝혔다.
현재 알리바바가 꽉 잡고 있는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존재감이 차츰 부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알리바바가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했으며, 화웨이(20%)가 그 뒤를 이었다. 화웨이는 2019년 3분기까지만 해도 세계 시장은 물론 중국 클라우드 시장의 상위 기업 목록에도 들지 못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특히 올해 1분기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둔화한 반면, 화웨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6% 급등하는 등 성장세가 훨씬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중국 당국까지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고되면서 앞으로 화웨이의 클라우드 사업이 고속성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시장은 원래는 4년 안에 화웨이가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3위인 알리바바를 제치고 세계 '톱(Top)3'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이 같은 전망이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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