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20일 국회 과방위는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콘텐츠 동등접근권’ 등 법안을 논의해 전체위에 회부한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경우 이견 없이 안건조정위를 통과할 전망이지만, 콘텐츠 동등접근권에 대해선 의원 간 이견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콘텐츠 동등접근권은 지난해 9월 국회 과방위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핵심 내용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모바일 콘텐츠 사업자의 콘텐츠가 특정 앱 마켓사업자에게 제공되는 경우 다른 앱 마켓사업자에게도 공정하고 합리적 조건으로 차별 없이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사실상 독점 시장인 앱 마켓 시장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다수의 앱 마켓사업자들이 앱 마켓 시장에서 유효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에서 출발한다. 일부 대형 게임업체의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만 대표게임을 등록시키고, 핵심콘텐츠를 다른 앱 마켓사업자에게는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콘텐츠 동등접근권’은 앱 마켓판 ‘스크린 쿼터제’로 불린다. 스크린 쿼터제는 외산 영화의 우리나라 영화 시장 잠식을 견제하기 위해 우리나라 영화를 연간 상영일수의 일정 기준 이상 의무적으로 상영하도록 한 장치다.
실제 한 의원은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전기통신사업 개정안(콘텐츠 동등접근권)은 한국영화 스크린쿼터나 IPTV법처럼 사전적 규제로서 진흥법적 성격을 가진다”면서 “스크린쿼터제가 한국 영화산업을 키웠던 것처럼 앱 마켓 산업을 진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콘텐츠 동등접근이 이뤄지지 않으면, 앱 마켓 공룡인 구글의 독점력은 더욱 강화될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구글이 △자체결제에 대한 수수료 부과('전자지급결제대행(PG)' 금액 별도 지불 시 인앱결제보다 수수료 상향 책정) △미디어 콘텐츠 사업자 대상 종량제 형태(다운로드·설치 횟수에 과금) 요금제 도입 △국내 소비자 대상 차별 요금제 징수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할 수 있는 이유는 구글이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기준으로 국내 앱 마켓 3사 시장 점유율을 보면, 구글 73%, 원스토어 15.4%, 애플 11.6%로 구글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업계에선 1위 사업자 대비 2위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절반 이상은 돼야 ‘유효경쟁’이 가능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동등접근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콘텐츠 동등접근이 중소 개발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원스토어에 동시 입점해 콘텐츠를 서비스 중인 1인 또는 소규모 기업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원스토어가 지난해 10월부터 ‘월 거래액 500만원 이하 50% 수수료 인하’ 정책을 추진한 결과 현재까지 약 2만6000개에 달하는 앱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건조정위를 앞두고 콘텐츠 동등접근권은 ‘권고’ 수준으로 약화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동등접근권이 ‘권고 수준’에 그치게 되면 사실상 모바일 콘텐츠 사가 말을 듣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를 막는 논리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을 근절하자는 것인데 콘텐츠 동등접근도 같은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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