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비전펀드 2차 위기?...손정의, 디디추싱 '4.6조 손실'은 시작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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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7-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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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운영하는 투자기금인 '비전펀드'가 중국 당국의 기술기업 규제 행보로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손정의 회장과 비전펀드의 '중국 기술' 투자 전략이 난관에 봉착했다"면서 "이미 40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비전펀드가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손실은 뉴욕증시 상장으로 중국 당국의 규제 철퇴를 맞은 공유자동차 서비스 '디디추싱' 때문이다.

지난 2015년부터 디디추싱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 비전펀드는 2019년 당시 118억 달러를 투입해 디디추싱 전체 지분의 20.1%를 매입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의 기업조사에 직면한 디디추싱의 기업가치가 폭락하면서 비전펀드의 지분 가치도 78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결국 비전펀드가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급격한 주가 하락세로 지분 매각 계획조차 보류하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비전펀드 측은 FT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올해 초 시장은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하던 디디추싱의 기업가치를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압박 속에서 디디추싱은 실제 공모가를 주당 14달러(기업가치 40억 달러)로 책정했고, 이마저도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지난 1일 첫 거래 이후 43%나 폭락한 상태다. 최근 마지막 거래일인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디디추싱의 주가는 8.6달러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손정의 회장까지 비전펀드의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최근 비전펀드가 신규 투자를 주도했던 중국의 피트니스앱 '킵(Keep)'과 중국 최대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인 '줘예방(作业帮·Zuoyebang)' 등도 중국 당국의 규제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해오던 킵은 디디추싱 규제 상황을 지켜본 후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으며, 중국 당국의 사교육 시장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줘예방의 전망 역시 불투명해졌다.

뿐만 아니라 비전펀드의 대표적 투자 성공 사례인 중국 알리바바 역시 '바람 앞의 등불' 처지다. 앤트그룹의 상장 철회로 촉발한 규제 리스크로 뉴욕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장중 최고가(10월 27일, 319.32달러)에서 35.32%나 폭락한 상태다. 지난 23일 알리바바의 주가는 주당 206.53에 거래를 마쳤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보·통신기술(IT) 전문 정책연구소인 하이툰의 리청둥 대표는 "중국은 소프트뱅크의 국제 투자 전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최근의 모든 상황은 (비전펀드) 투자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 기술기업의 핵심 상장 지역이 홍콩이라는 점에서 중국 기술기업의 기업가치는 계속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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