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성 성장률 2위... "황금연휴·소비재박람회 등 '보복 소비' 덕분"
26일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중 27곳이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을 잇달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1, 2위를 차지한 지역은 각각 후베이성과 하이난성이었다. GDP 증가율은 각각 28.5%, 17.5%였다. 후베이성의 높은 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발발로 -19.3% 성장률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덕분이다.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하이난성이 올 상반기 중국 경제성장률 1위로 올라선 것이나 다름없다.
하이난성의 2020~2021년 2년치 상반기 평균 경제성장률은 7%로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지역 중 1위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는 1.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이난성의 지난 2년치 상반기 소매판매 평균 증가율은 10.7%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중국 전국 평균 증가율(4.4%)을 훨씬 웃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하이난성 내국인 면세쇼핑 한도 완화 정책으로 하이난성 소비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단오절·노동절 등 황금연휴 기간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중국인이 대체지로 하이난을 선택하며 보복 소비가 급증했다.
여기에 지난 5월 하이난성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소비재 박람회(CICPE)에서 중국인들이 '통 큰' 구매력을 과시한 점도 한몫했다.
소비 증가세에 힘입어 하이난성은 올 한 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10%로, 중국 전체 지방정부 중 가장 공격적으로 잡았다.
중국경제 '상고하저' 뚜렷... 하반기 추가 부양책 예상
21세기경제보는 하이난을 비롯해 장쑤·산둥·충칭·광시·지린 등 6개 지역의 올해와 지난해를 합친 2년치 상반기 평균 성장률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수치도 크게 웃돌아 강력한 경제 회복세를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모든 지역의 경제가 이들처럼 강력한 회복세를 보인 건 아니다.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중국 27개 성·시·자치구 지역 가운데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전국 평균(12.7%) 이상인 곳은 10곳에 그쳤다. 2년치 평균 상반기 성장률이 전국 평균(5.3%)을 웃도는 곳도 절반에 불과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7.9%로, 예상보다 부진했던 이유다.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1분기(18.3%)보다 10%포인트 넘게 떨어진 수치다.
더군다나 하반기부터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중국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는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세계 주요 국가에서 델타형 변이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도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나오면서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 운송 지연 등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하반기에는 다시 부양책을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5일부터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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