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자 부사관 사망 사건에 대한 2차 가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상사가 구속 수감 중 사망했다. 지난 6월 30일 구속 기소된 지 한달 만이다.
국방부 내에서 피고인이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A 상사가 수감됐던 군사경찰대대 미결수용실은 서욱 국방부 장관 집무실에서 불과 6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관리 소홀 등 서 장관 책임론이 거세게 이는 이유다. 주요 피고인이 사망함에 따라 사건에 대한 2차 가해 진상 규명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군인권센터는 26일 "공군 성추행 피해 여군 사망사건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보복 협박, 면담 강요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상사가 지난 25일 낮 국방부 수감 시설 내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날 오후 2시 55분께 수감 시설 내에서 의식불명으로 발견된 뒤 인근 민간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했다"며 "수사도 제대로 못 한다는 비판이 쇄도하는 와중에 구속기소된 수용자 관리조차 못 한다면 대체 국방부가 사건 해결에 있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긴 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A 상사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A 상사 사망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A 상사) 사망과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사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 답변은 제한된다"고 말했다.
A 상사는 충남 서산 소재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레이더반 소속으로 지난달 12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국방부 직할부대인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 중이었다.
A 상사는 피해자가 지난 3월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하자, 상부에 보고하는 대신 "없던 일로 하면 안 되겠냐"며 사건을 무마하려 하거나 "살면서 한 번은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식으로 회유한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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