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막연한 ESG경영..성공을 위한 7단계 정리

ESG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가 너무 많다

 

[문형남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ESG에 관심이 높은데, 어떻게 ESG경영을 도입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대부분 ESG를 환경·사회·지배구조라고 직역하는데, 의미상 환경·책임·투명경영으로 의역하는 것이 맞는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많은 이들이 ESG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잘못된 정보들이 넘쳐난다.

2010년 이후 지속가능성과 ESG를 교육·연구해온 필자는 기업과 공공기관으로부터 'ESG 추진 전략과 사례’에 대한 주제로 강의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 강의 후에 'ESG경영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ESG에 대한 기사와 정보 및 책 등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데, 아무리 봐도 잘 이해가 안 되고,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조직 경영에 ESG를 도입하는 것을 ESG경영이라고 한다. 대부분 ESG와 ESG경영을 어렵게 설명하는데, ESG경영을 쉽게 설명하면 'ESG경영 = 환경경영 + 사회적 책임경영 + 투명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설명하면, 막연하던 ESG경영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 얘기를 한다.

대다수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관심이 많다고 하는 ‘기업과 공공기관 ESG경영 추진 전략과 절차’를 알게 쉽게 정리하여 본 지면을 통해 처음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조직에 따라 절차가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조직 사정에 맞게 조금만 수정하면 막연하게만 생각되던 ESG경영에 좀더 손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필자가 기업 평가, 현장 취재, 자문 등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공공기관의 ESG경영 도입 절차를 정리한 것이며, 모두 7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관련 주요 부서의 핵심 인력으로 ESG 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다.

둘째, ESG 전문가를 초청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전 직원이 ESG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ESG에 대해 공통의 인식을 가져야 한다. 직원들이 ESG에 대해 각자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ESG경영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 회사에서 ESG에 대한 의지가 강하여 ESG에 대한 책을 수천권씩 사서 직원들한테 배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시중에 ESG에 대한 책이 수십권 나와서 잘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 ESG에 대해 정확하게 서술한 책은 찾기 어렵다. ESG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하려면 ESG의 뿌리인 지속가능성부터 이해해야 하는데, 최근의 ESG 투자에만 초점을 맞춰서 ESG를 잘못 이해하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째, ESG TF는 먼저 ESG 실천을 염두에 두고 기업이나 기관의 비전과 미션 및 핵심가치를 재설계한다. 비전>미션>핵심가치의 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구체화해야 하는데, 국내 기업이나 공공기관 중에는 이를 제대로 만든 조직을 찾을 수가 없다. 비전과 미션의 위아래가 바뀌거나 둘 중 한 가지가 빠진 기업·기관이 대부분이다. 비전·미션·핵심가치 중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이 중 적절한 곳에 그 조직의 ESG경영에 대한 내용을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ESG위원회를 구성한다. 위원회 인원은 7명 정도가 바람직하며, 외부 5명에 내부 2명 정도가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외부에서는 E·S·G 세 분야의 전문가 각 한명씩에 최고경영자(CEO)가 판단해서 기업·기관 특성에 맞게 2명을 추가하고, 내부에서는 CEO나 임원급 1명과 실무책임자로서 ESG팀장을 포함시킨다.

다섯째, 기업이나 기관에 맞는 ‘ESG경영 선포문’을 만든다. ESG경영 선포문에는 앞부분에 전문이 있고, 이어서 E·S·G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ESG TF에서 만든 후에 ESG위원회의 검토와 자문을 받는 것이 좋다.

여섯째, ‘ESG경영 선포식’을 한다. 첫해에는 버전 1.0(v 1.0)으로 하고, 매년 같은 날에 내용을 수정·보완해서 발표하면서 v 2.0, v 3.0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선포식만 요란하게 하고 용두사미가 되면 안 된다. 기업·기관의 전 구성원들이 ESG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ESG를 생활화해야 한다. 일곱째, ‘ESG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ESG 추진 상황을 내부 구성원 간에 공유하고, 외부 협력사 등에도 공유 및 확산하도록 한다. ESG 활동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기업과 기관의 ESG 담당자들은 구체적으로 ESG를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궁금하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ESG 사례를 찾아보면 모그룹 회장이 쓰레기를 주우면서 ESG 활동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경우도 있다. 쓰레기를 줍는 게 환경보전에 기여하는 활동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ESG 활동이라고 하는 것은 보여주기 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의 비전과 미션 및 핵심가치 등을 고려해서 각 기업의 특성에 맞고 지속가능한 ESG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S·G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예시를 들고자 한다.

먼저 환경(E) 분야의 목표는 환경 분야에서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환경적 악영향을 예방하거나 완화함으로써 환경을 보호 △환경여건이 조직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완화해 조직의 준수의무사항을 충족하도록 지원 △환경 성과의 증진, 전 과정(life cycle) 관점을 활용하여 조직의 제품 및 서비스가 설계·제조·유통·폐기되는 방식을 관리 △조직의 시장 내 지위를 강화할 수 있는, 환경적으로 건전한 대안을 실행함으로써 재정 및 운용 편익 달성 △이해관계자와 환경 보호에 대한 의사소통 등을 들 수 있다. 오염 예방, 지속가능한 자원 이용, 기후변화 완화 및 적용, 환경 보호와 생물다양성 및 자연 서식지 복원 등도 환경 분야에 포함되는 이슈이다.

다음으로 책임(S) 분야는 내용상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것으로서, 사회적 책임의 목표는 사회적 책임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핵심 주제는 인권, 노동관행, 공정 운영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 및 발전 등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일부는 투명경영(G) 분야로 볼 수도 있다. 기업과 기관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기업과 사회 및 국가가 지속가능할 수 있다.

지면 사정상 투명경영(G)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ESG경영은 환경경영과 사회적 책임경영 및 투명경영을 종합한 지속가능경영이다. 나와 있는 ESG경영 평가지표가 평가기관마다 제각각이라서 어느 것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 그럴 경우, E는 ISO 14001(환경경영), S는 ISO 26000(사회적 책임경영), G는 ISO 37301(준법경영)을 참고하면 구체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ISO의 표준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것이므로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문형남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매일경제 기자 △대한경영학회 차기회장 △K-헬스케어학회 회장 △한국AI교육협회 회장 △웹발전연구소 대표이사 △국가ESG연구원 원장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