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은 최대 주주인 조창걸 회장 등이 보유한 한샘의 지분을 주당 25만원 수준에 인수한다. 이는 M&A 거래 시 적용되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멀티플 기준으로 약 26배에 해당한다.
단기간에 기업을 되팔아야 하는 PEF의 특성상 이들은 EBITDA 멀티플 13배 이상의 가격으로는 인수하지 않는데, IMM은 이번 거래에서 그 2배의 가격을 제시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샘의) 성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IMM이 제시한 가격은 너무 높다"고 말했다.
한샘의 가치 증대 스토리로는 사물인터넷·AI 관련 기술을 가구에 도입하는 것, 직방과 같은 부동산 매물 제공 플랫폼과의 제휴 등이 제시된다. 하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증권사 연구원들의 보고서는 올해 없었다. 증권사의 담당 연구원들은 해당 기업의 IR 담당자와 수시로 연락을 하며 회사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기에 보고서는 기업의 변화를 파악하기 용이하다.
이광수 미래에셋 연구원은 "2015년 2분기 실적에서 주목되는 것은 부엌 유통 관련 매출 증가"라며 "당시는 마치 우리나라 모든 집이 부엌을 바꾸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의 높은 실적 성장세였다"고 평가했다.
당시 한샘을 이끌었던 최양하 전 회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미래 준비를 위해 건자재 시장과 중국 시장 진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뿐만 아니라 2016년과 2017년 신년사 때도 거듭 중국 진출을 선언했다.
2015년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요인들은 희석된 상황이다. 한샘의 중국 사업은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중국 법인의 매출액은 223억원으로 2018년(290억원)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에 놓여 있다. 반면 작년 순손실은 205억원으로 손실 폭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이 한샘의 고성장을 견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샘의 실적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는 주택 거래량, 주택 신축 수, 리모델링 추이 등이 있는데, 이 중 주택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거래 절벽' 상태에 직면해 있다.
또한 주택 신축과 리모델링 부문은 기대감이 있지만 불확실하다. 지난 5월 27일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특위는 신도시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와 2만호 이상의 주택 신축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집값 안정화 등을 이유로 이를 철회했다.
게다가 사모펀드 특유의 낮은 지분율 탓에 재무적인 전략을 사용하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기대를 거는 부분은 자사주 비율이 27%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는 개인 주주 입장에서는 호재일 수 있지만, IMM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자사주를 소각하든 않든 향후 IMM이 엑시트를 할 때 기준 가격에는 자사주 가치가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회사를 크게 개선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IMM은 최 전 회장에게 경영권을 보장해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는 재임 당시 해외 진출을 선언했지만, 성공시키지 못한 이력이 있는 경영자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IMM이 성공적으로 한샘의 투자금을 회수(Exit)하려면 이케아급으로 커져야 한다"며 "그럼에도 최 전 회장과 동행하려 하는데, 이 같은 선택 배경이 상당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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