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장병 3000여명이 참가하는 과학화 전투훈련(KCTC)을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실시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 시기인 데다 청해부대와 논산훈련소 집단감염 사태 등과 맞물려 훈련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육군에 따르면 지난 25일 KCTC 훈련장에 전개한 부대가 훈련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KCTC 훈련에는 실전 효과를 내고자 얼굴에 위장 크림을 발라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도 어렵다. 마일즈(MILES·Multiple Integrated Laser Engagement System·다중통합레이저 훈련체계) 장비도 착용한다. 보통 전투복 위에 방탄조끼를 입고 그 위에 마일즈 장비를 착용한다. 장비 무게는 총 4.5㎏이다.
지난 1일 육군 22사단 소속 의무병 심준용 상병(순직 후 일병서 상병으로 추서)이 훈련 도중 열사병으로 숨졌다.
유족들은 심 상병이 방탄조끼에 방탄모까지 쓰고 앞뒤로 둘러싸인 군장과 박스에 몸 어디로도 열이 발산되지 못해 열사병에 숨졌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군 당국은 "향후 장병들의 임무수행 여건을 보장하고, 사전 위험성 평가를 통해 유사사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KCTC 훈련은 재발방지 대책도 전무한 상황에서 실시된다.
특히 KCTC 훈련장이 있는 홍천은 전날 영상 34도를 기록했다. 체감온도는 37도에 육박했다. 육군 규정 330 제81조에 따르면 31도에는 옥외훈련 제한 및 중지, 31도를 초과하면 경계 작전 등 필수적인 활동만 하도록 규정돼 있다. 열사병 사망 사건 등을 겪고도 육군이 굳이 대규모 훈련을 강행할 이유에 물음표가 달리는 이유다.
육군 관계자는 “훈련부대의 상급부대(군단, 교육사 등) 차원에서 현지 기상과 임무 수행 여건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안전에 위해되는 상황이 있다면 훈련 일정을 조정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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