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버린 BBB 회사채 중소업체 자금조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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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1-07-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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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 채권도 종목장세가 연출되는 분위기다.”

하이일드펀드의 수요 확대로 발행시장에서 각광을 받아오던 BBB+ 이하급 회사채가 최근 잇달아 미매각이 발생한 데 대한 한 증권사 채권 딜러의 말이다. 내놓으면 무섭게 팔려갔던 이전과 달리 BBB+급 회사채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까지 나설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의 보릿고개가 다시 시작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BB+급 회사채의 수요예측에서 잇달아 미매각이 발생했다. 지난 21일 두산인프라코어(BBB)는 800억원어치 회사채(3년 만기)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670억원만 주문해 13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앞선 19일에도 AJ네트웍스(BBB+)는 300억원 규모 회사채(1년6개월 만기)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190억원만 매각돼 110억원의 미매각이 생겼다.

그간 BBB+ 이하급 회사채는 공모주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강세를 보여왔다. BBB+이하 등급의 경우 연초 이후 발행액이 2조2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총 발행액(1조1000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올해 총 발행액은 201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일드 펀드는 BBB+ 등급 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담으면 공모주 5%를 우선배정 받을 수 있다. 최근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크래프톤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잇따르자 하이일드 펀드들이 이들 채권을 흡수해왔다.

허영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BBB+ 이하 채권발행이 부진한 데 대해 “올해 들어 하이일드펀드의 설정액이 크게 늘면서 덩달아 BBB급 회사채의 발행규모가 급증하며 수급 부담이 커졌다”면서 “축소된 금리매력, 금리 상승기를 앞둔 기관들의 보수적인 투자 스탠스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채권시장도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또 비우량채권을 발행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도 변수”라며 “8월 금통위까지 금리 변동성 확대요인이 많을 것으로 보이며 금리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크레딧 채권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가정할 경우 회사채 시장은 이미 선반영되는 만큼 인상 시점에서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높은 금리에도 리스크를 우선시하는 시장 분위기에 우량채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 여기에 여름부터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로 낮은 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행시장에서 BBB등급에 대한 투자 수요가 저조한 반면, A등급은 양호하며 명암이 엇갈렸다”며 “발행 부담에 더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고조 시, 하위 등급에 대한 투자 심리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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