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5명이 델타…확산세 빠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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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1-07-3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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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타 변이 바이러스, 기존보다 1000배 이상 증식

  • 델타 감염시 냉방병과 증상 유사…의심시 검사 받아야

  • 미국, 프랑스, 호주 델타 확산세…다시 방역 수위↑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29일 광주 광산구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인도발(發) '델타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았다. 델타 변이가 빠른 속도로 우세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델타 변이의 높은 바이러스 증식량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델타 변이는 영국 유래 '알파형' 변이보다 전파력이 1.64배 강하고, 확진자 가운데 입원 위험 역시 2.26배 높다고 알려졌다. 최근 세계 주요 국가에서 델타형 변이 감염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감염자의 과반을 차지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델타형 변이 검출률은 6월 4주 차(6월 20∼26일) 3.3%에서 7월 3주 차(7월 18∼24일) 현재 48.0%로 치솟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지난주 델타 변이(검출률)가 전체 감염자의 48%까지 올랐는데 빠르게 늘고 있어서 금주 상황에서는 50%를 넘지 않겠는가 하는 예측이 객관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번에 발표한) 통계는 7월 14일부터 25일 사이에 유전자 분석을 했던 검체 결과"라며 "검체 분석에 지연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지난주 이전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나라의 확산 속도를 볼 때 곧 전체 유행이 델타 변이라고 간주해도 될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델타 변이 전파력 강한 이유? 바이러스양 1000배 많아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잠복기가 짧고 체내에서 바이러스 증식이 1000배 이상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증식되는 바이러스가 많은 만큼 델타 변이가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더 강해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21일 네이처는 델타 변이 감염자의 체내 바이러스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에 비해 1000배 이상 증식하고, 최대 1260배 많다는 내용을 담은 루 징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원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징 루 연구원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격리된 62명을 분석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연구진은 시간이 흐른 뒤 이들 62명의 체내 바이러스 배출량(바이러스 입자 밀도)이 어떻게 바뀌는지 추적했다. 그런 뒤 2020년 기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63명의 바이러스 입자 밀도 패턴과 비교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매드아카이브'에 12일 공개했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델타 변이 감염자들은 감염 4일 후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됐다. 잠복기가 4일에 불과했던 것으로,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의 잠복기가 평균 6일인 것과 비교해 더 짧았다. 바이러스 증식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에 비해 최대 1260배 더 높았다.

벤자민 카울링 홍콩대 교수는 "잠복기가 짧은 데다가 바이러스 증식량이 많다 보니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나 다른 변이보다 강한 것으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호흡기에서 배출되는 바이러스양이 많다는 것은 델타 변이 감염자가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잠복기가 짧으면 접촉자 추적도 어려워진다.

다만 델타 변이가 중증 환자를 유발할 가능성이 큰지,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능력이 탁월한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지난 4월 국제학술지 '셀'에 델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 말단 부위가 바뀌면서 항체 공격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WHO는 지난 21일 델타 변이가 지금까지 124개국에서 보고됐다고 밝혔다. WHO는 "델타 변이의 강한 전파력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며 "앞으로 몇 개월 내에 전 세계에서 지배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델타 변이 감염시 나타나는 증상은?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된 가운데, 델타 변이에 감염될 경우 나타나는 증상이 냉방병의 증상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 따르면 냉방병은 여름철 밀폐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냉방기구의 찬공기를 장시간 맞을 때 생기는 것으로, 두통이나 근육통을 동반한 피로감, 기침, 콧물, 위장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런데 델타 변이 감염 시에도 콧물이나 기침, 두통 등 일반 감기 증세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증상을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증상이 나타나는 순서다. 감기는 먼저 목이 간지럽다가 콧물과 기침으로 발전한다. 독감은 초기에 기침과 근육통이 나타나고 인후통, 발열, 설사 등의 증세가 발생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발열이 먼저 나타난 후 여러 증세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원인이 될 만한 행동이 언제였는지, 감염 경로와 동선이 겹치는지도 병을 구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해외 방문력이 있고 귀국 후 14일 이내에 임상 증상을 보이거나, 코로나19 국내 집단발생과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경우 지체없이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봉쇄령이 내려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앞 광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인적이 거의 끊겨 한산한 가운데 인근 문 닫은 식당에 빈 식탁과 의자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델타 변이 확산에 백신 선진국 '일상회복' 주춤

높은 전파력을 무기로 델타 변이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일상 회복을 준비하던 나라들이 다시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백신 접종률 70% 달성으로 '기쁜 여름'을 맞이하겠다던 미국 바이든 정부는 델타 변이 확산과 부진한 접종률로 고심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7일 마스크 착용 완화 지침을 두 달 만에 철회했다. 철회 당시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컸지만 강력한 접종 유인책이란 이유로 완화 방침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미국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27일 10만8775명을 기록하며 다섯 달 만에 다시 10만명대를 넘어서자, 마스크 착용 강화로 선회한 것이다.

프랑스는 지난달 하루 2000명대까지 떨어졌던 확진자 수가 다시 2만명 대를 돌파하자 백신 접종자만 공공·대중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방역 지침을 강화하고 있다.

강력한 봉쇄 조치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던 호주는 시드니에 발령된 봉쇄를 4주 더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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