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 ‘매출 1조 클럽’ 그 이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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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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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대표 취임, 올해로 10년차 CEO…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로 재도약

“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기업의 사주가 아닌 사람이 한 기업에서 10년째 대표를 맡는다는 것. 그 누구도 결코 쉽다고 평가할 수 없는 일이다.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이사(부회장)는 2012년 3월 DB하이텍(당시 동부하이텍) 대표이사로 영입된 뒤, 취임 10년째인 올해 더 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신 공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시장의 관심이 줄어들던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DB하이텍이 ‘매출 1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1954년생인 최 부회장은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재료공학 학사·석사 과정을 마쳤다. 1981년 DB메탈에 입사한 뒤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고, 1990년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삼성전자에서 매모리 개발팀장, 시스템LSI 제조센터장, 시스템LSI 파운드리센터장 등을 역임한 그는 DB하이텍과 2012년 인연을 맺었다. 1997년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고 2000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한 DB하이텍에서 최 부회장이 그간 삼성에서 쌓은 역량은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이사(부회장). [사진=DB하이텍 제공]

 
전문 경영인 체제로 10년, DB하이텍의 ‘성공 스토리’
최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지난 10년 동안 DB하이텍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그가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직전인 2011년 기준 5522억원이었던 DB하이텍의 연매출은 지난해 9359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2011년 당시 354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DB하이텍은 최 부회장 선임 이후 그 규모를 156억원(2012년), 96억원(2013년) 수준으로 줄이더니 결국 2014년 4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2015년부터 안정적으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던 DB하이텍은 지난해 23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영업익 20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올해엔 최 부회장의 리더십과 반도체 호황이라는 시류를 적절히 탄 덕분에 ‘연단위 매출액 1조원’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7.9% 확대된 2437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매출 전망치는 2673억원 규모다. 상반기에만 5110억원 규모의 매출이 전망되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도 DB하이텍이 올해 1조826억원 규모의 매출과 3079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2018년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개선하는 등 관련 산업의 초석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DB그룹 역시 이러한 그의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7월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DB하이텍의 성장 비결을 최 부회장의 ‘디테일 리더십’에서 찾는다. 그가 DB하이텍 대표로 부임한 뒤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섬세한 경영을 통해 기업의 질적·양적성장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DB하이텍이 영업손실을 보는 동안 이를 감수하면서도 기업의 체질 개선에 집중한 것으로 안다”며 “그렇게 개선된 체질에 최 부회장이 업계에서 쌓아온 경험을 활용한 디테일을 첨가해 DB하이텍이 흑자전환을 이뤄내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사진=DB하이텍 제공]

“파운드리 호황 지속”...매출 1조 ‘플러스 알파’ 노린다
최 부회장은 여전히 높은 공장 가동률을 통한 단기적인 성과, 생산성 향상 활동을 통한 중장기 지속 성장 등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그가 지난 3월 DB하이텍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주주들에게 전한 말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최 부회장은 당시 “올해 연말까지 고객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돼 높은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며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차세대 성장 동력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익률이 좋은 신규 제품을 확대하는 등 고수익 제품과 시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생산성 향상 활동을 더욱 가속해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중장기 지속 성장을 위한 준비에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DB하이텍 역시 ‘매출 1조 클럽’ 달성에 만족하지 않고 기업 규모를 더욱 키우겠다는 각오다. DB하이텍은 우선 반도체 및 파운드리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 특히 올해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보다 9% 성장한 5086억 달러(약 586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2024년까지 예상되는 연평균 성장률은 4%다.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에만 15% 성장한 766억 달러(약 88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뒤 2024년까지 연평균 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도 8인치 파운드리 호황이 장기 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무선이어폰의 향후 성장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8인치 파운드리 공급 부족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무선이어폰 시장은 매년 1억대씩 늘어나고 있는데 여기에 탑재되는 부품이 주로 8인치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무선이어폰 1억대 증가분에 대응하기 위한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최소 월 8만~10만장 규모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비투자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의 호황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DB하이텍 역시 매출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B하이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701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했으나 최종적으로 911억원을 투자했다. 생산능력 보완·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DB하이텍은 올해 683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경기 부천에 있는 ‘부천팹’과 충북 음성에 있는 ‘상우팹’에서 생산할 수 있는 규모는 2014년 10만장에서 지난해 13만장으로 6년 새 30% 확대됐다. 이에 더해 올해에는 반도체 생산 능력을 지난해보다 6% 성장한 13만8000장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속적인 생산설비 투자·확대를 통해 DB하이텍이 앞으로 매출액 1조원에 더해 ‘플러스 알파’를 창출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DB하이텍 반도체 생산 능력 추이. [사진=DB하이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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