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없이 기계 혼자 밭을 가는 '무인 경작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농업진흥청은 4일 영상인식에 기반한 트랙터 자율주행 기술 등 자율주행 트랙터 산업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트랙터는 작업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주행하며 농작업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부터 농업기술 혁신을 위해 농업의 디지털화와 첨단농기계, 농업 로봇 개발, 시설재배 기술 혁신, 현장 밀착형 지역농업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번에 개발한 것은 고가의 위성 항법 시스템(GNSS)을 대체할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인식 트랙터 자율주행 기술이다. 이 기술은 밭을 갈 때 생기는 흙 부수기(쇄토) 작업 여부를 트랙터 앞에 장착된 카메라로 우선 찍는다. 이후 심층학습(딥러닝) 기술로 분석해 경운된 구간과 그렇지 않은 구간의 경계를 검출하는 방식이다. 이후 미리 정해진 주행 기준선과 비교해 발생한 오차만큼 트랙터를 제어한다.
고가의 위성 항법 시스템보다 합리적인 예산으로 시스템 구성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영상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장애물을 인식하거나 돌발 상황 대처도 쉽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산업재산권 출원을 완료했다. 앞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여 관련 업체를 통해 실용화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내년 초쯤에는 자율주행 트랙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농촌진흥청은 농기계업체와 협업해 고정밀 측위시스템을 활용한 '트랙터 자율주행 고도화 기술'을 개발했다. 고정밀 측위시스템을 활용해 사전에 작업 경로를 설정하고 설정된 경로를 따라 직진 주행과 선회를 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이다. 농기계업체는 우선 직진 자율주행 기술을 트랙터에 적용해 농업 현장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선회나 장애물 인식, 회피 등 고도화한 자율주행 기술을 산업화할 예정이다.
강금춘 농촌진흥청 스마트팜개발과 과장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기술이 농촌 현장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산·관·연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정책이나 지원 사업, 검인증 기준 등을 조기에 마련해 첨단농기계 산업화 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순환 구조를 통해 산업화가 자리 잡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무인 농업시대가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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