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엑시콘] "유니콘 기업, 이젠 엑시콘이다"...뿌려진 씨앗, 수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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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1-08-0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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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유니콘, 엑시트 생태계 조성...투자 회수-재투자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 복수의결권 도입ㆍ스톡옵션 개편 등 규제 개선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씨앗은 이미 뿌려졌다. 이제는 수확을 준비할 단계다.” 최근 벤처투자 업계 분위기다.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한 정책 자금은 벤처 생태계 조성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국내 벤처투자액과 벤처펀드 결성 실적, 무엇보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의 수가 이를 증명한다.

문제는 수확 단계인 투자 회수(엑시트)다. 벤처투자는 늘고 있지만 투자 회수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는 미비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유니콘에서 나아가 엑시콘(유니콘+엑시트) 배출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유니콘 기업은 15개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새롭게 탄생한 유니콘 기업은 △부동산 중개 앱 ‘직방’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 등이다.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3조730억원, 벤처펀드 결성 실적 2조7433억원이라는 규모를 보면 하반기에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성과는 모태펀드‧성장금융펀드 등 정책자금을 통한 정부 지원이 벤처 시장에 마중물 역할을 해준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밴처캐피털(VC)에 출자하는 모태펀드를 통해 결성한 모태자펀드 결성금액은 올해 상반기 1조2711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펀드 결성액의 46.3% 규모다. 정책 자금이 벤처 시장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정부 정책 방향이 아직까지 유니콘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중기부가 주관하는 ‘K-유니콘 프로젝트’는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의 아기 유니콘과 1000억원 이상~1조원 미만의 예비 유니콘을 선정해 이들을 유니콘으로 키워내는 게 목적이다.

전문가들은 유니콘 만들기에 그치지 않고, 투자 회수에 성공한 엑시콘 창출 목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창업→투자→성장→투자 회수→재투자’라는 벤처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관건은 회수 시장 활성화다. 복수의결권 도입,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개편 등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선진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유니콘 기업들도 잇따라 엑시콘으로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상장을 앞두고 있고 △야놀자 △비바리퍼블리카 △컬리 △두나무 △쏘카 △티몬 등도 IPO 준비에 착수했다. 앞서 유니콘에서 엑시콘이 된 기업들도 전체 8곳 중 6곳이 IPO 방식으로 엑시트에 성공했다. M&A 성공 사례는 우아한형제들과 카카오게임즈 두 곳뿐이다. 

이처럼 국내 유니콘의 엑시트가 IPO에 집중된 부분은 유니콘 기업을 많이 배출한 미국·중국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미국에선 M&A를 통한 엑시콘이 91개사(지난해 기준), IPO를 통한 엑시콘이 105개사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은 각각 61개, 54개로 M&A 비중이 더 높다.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유니콘 기업이 늘어나며 최근 국내 벤처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회수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국내에선 IPO를 제외하면 회수 방안이 마땅치 않은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국내 벤처 생태계가 발전하려면 회수 시장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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