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식자재 사용에 식중독 논란까지…외식업계 퍼진 ‘위생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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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1-08-0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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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맥도날드 ‘폐기 빵 재사용’ 논란

  • 마녀김밥 식중독 사태, 서울서도 나와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사진=한국맥도날드 제공]


외식업계에 최근 위생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당 김밥집 식중독 사태’와 ‘맥도날드 폐기 빵 재사용 논란’이 대표적이다. 여름철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 식중독균 활동이 활발한 시기다.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한 시점에 연이은 위생 논란은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위생 불감증에 빠진 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국내 일부 매장에서 유효기간이 16시간 지난 햄버거 빵과 또띠아 등 식자재를 폐기하지 않고 유효기간 스티커를 덧붙여 재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한 공익신고자는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폐기 대상이 된 식자재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했다고 언론을 통해 폭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맥도날드는 두 번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전국 매장을 재점검하고, 식품 안전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미 맥도날드는 2017년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사태를 겪었다. 한 부모는 2016년 자녀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뒤 햄버거병에 걸려 신장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며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2017년 고소했다. 이후 비슷한 증상을 주장하는 이들이 늘면서 햄버거병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에서는 맥도날드 햄버거와 질병 간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맥도날드에 오염된 패티를 공급한 업체가 적발되고 시민단체 등에서 고발, 항소하면서 맥도날드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김밥 프랜차이즈 업체 ‘마녀김밥’에서는 식중독 사태가 벌어졌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매장 2곳을 이용한 130여명이 넘는 고객들은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판매된 김밥은 약 4200여줄에 달해 식중독 증상을 보이는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도 높다. 지난달 중순에는 서울 지점에서도 의심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위생관리 소홀이 도마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식용얼음, 아이스크림 등 여름철에 소비가 많은 식품 686건에 대해 검사했다. 검사 대상은 커피전문점에서 만드는 제빙기 식용 얼음, 아이스크림, 컵 얼음, 더치커피, 과일주스 등이다. 식약처는 대장균군, 세균수 기준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한 서울의 이디야커피 매장 제빙기 얼음에서는 1mL당 5400개의 세균이 검출돼 기준치인 1000개 이하를 훌쩍 넘어섰다.

경기 수원에 위치한 투썸플레이스 매장 얼음에서는 과망간산칼륨 소비량이 1L당 24.3mg이 검출돼 기준치인 10mg을 상회했다. 과망간산칼륨 소비량은 먹는 물, 식용얼음 검사 시 유기물의 오염 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먹거리 위생 관련 이슈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 업계 전반의 불신으로 이어질지 우려된다”며 “매장 영업이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배달 수요까지 타격을 입을까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식약처, 음식점 위생관리 실태조사…“식중독 예방 위해 앞당겨”

식약처는 먹거리 위생관리에 나섰다. 식약처는 오는 9일부터 20일까지 17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김밥 등 분식 취급 음식점 위생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연이은 폭염 속에 식자재 등으로 인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김밥 등 분식 취급 음식점에 대한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점검 대상은 프랜차이즈 분식 취급 음식점, 식중독 발생 또는 부적합 이력이 있는 분식 취급 음식점 등 약 3000여곳이다.

식약처는 “김밥 등 분식으로 인한 식중독 발생을 예방하고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당초 4분기 계획된 점검 일정을 3분기로 앞당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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