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7.3% 상승했다. 이는 OECD 전체 평균(1.6%)의 4.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38개 회원국 가운데 터키(18.0%)와 호주(10.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년 만에 상승률 순위가 23계단이나 뛰어올랐다.
국내 2분기 기준으로 비교해도 올해 상승률은 2011년(7.8%)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상승률을 두고 전문가들은 지난해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원자재가 상승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는 2분기에만 11.9% 뛰어올라 1991년(12.5%) 이후 30년 만의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도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9.6% 올랐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앞서 9년 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5월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식품 물가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이다. 최근 폭염으로 인해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쌀 가격도 작황 부진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시금치 소매가격은 ㎏당 평균 2만796원으로 평년(1만1272원) 대비 84.5% 뛰어올랐다. 청상추는 100g당 1610원으로 평년보다 20.6% 상승했고, 쌀도 20㎏당 6만1675원으로 평년 대비 32.2% 올랐다.
국제 곡물 가격도 오르면서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곡물·유지류·육류 등 주요 식량 품목의 국제 가격을 지수화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7월 기준 123.0포인트(2014~2016년 평균 가격=100)를 나타냈다. 특히 곡물가격지수는 지난 5월 132.8까지 뛰어오르며 2013년 1월 이후 8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분은 통상적으로 4~6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된다.
정부는 7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이후 "폭염·태풍 등 기상 여건 악화,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등 상방리스크가 상존하고, 코로나19 확산세 영향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지속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안정적 물가 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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