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단순 집회 참가, 일반교통방해 처벌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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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1-08-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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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회 참석해 30분간 교통방해 혐의…法 "증거 없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대법원. [사진=아주경제 DB]


신고 범위를 넘어 도로를 점거했다고 하더라도 단순 참가자라면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해 도로 교통을 방해했다고 모든 참가자에게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며 "참가 경위 등에 비춰 공모공동정범 죄책을 물을 수 있는 경우라야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집회에 단순 참여한 것으로 보일 뿐 일반교통방해죄 공모공동정범으로 죄책을 물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 3월 여의도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무원연금 개악저지 집회'에 참여한 뒤 참가자 5000여명과 함께 서울 여의대로 차로로 행진하는 등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모든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A씨가 행진 선두에 있으면서 '집회 신고 범위를 이탈했다'는 경찰 경고방송을 무시하고 행진을 계속하고, 다른 참가자들과 암묵적·순차적으로 공모해 고의로 도로 교통을 방해했다는 이유다.

2심은 혐의 가운데 집시법 위반은 무죄 판결했다. 국회의사당 인근 집회를 제한한 집시법 조항이 위헌 결정된 뒤였기 때문이었다. 다만 일반교통방해죄는 여전히 유죄로 보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가 집회 주최 측과 관련이 있다거나 집회 신고범위, 행진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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