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의 상반기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1.43%로 전분기 대비 2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개별사별로는 국민은행이 1.56%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은 1.41%로 전분기 대비 5bp 상승하며 최대 상승폭을 나타났다. 신한은행(1.40%)과 우리은행(1.37%) 역시 전분기 대비 각각 2bp, 1bp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NIM은 이자수익자산의 운용수익에서 이자비용부채 조달비용을 뺀 후 운용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예대마진을 얼마나 거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해당 은행들은 이 같은 NIM 개선 배경으로 저금리 기조 속에서 저원가성 예금을 끌어들인 효과로 분석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처럼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든 만큼 이자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실제로 이 기간 4대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46조원(9.9%) 증가한 51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저원가성 예금인 보통예금이나 급여통장, 단기예금 상품인 수시입출식예금(MMDA) 상품의 금리는 0%대 수준으로 당행 적립식 예금이나 은행채보다 금리가 1~2% 포인트 낮다. 은행권 이자이익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국민은행 이자이익은 작년 대비 12.9% 늘었고 이어 하나은행 9.5%, 우리은행 7.7%, 신한은행 7.3% 순으로 나타났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우리은행 내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대출 비중이 34%”라면서 “기준금리가 현재 0.5%에서 0.75%로 25bp가 오르게 되면 1750억원가량의 이자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실적 개선 역시 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 상반기에는 주식투자 열풍에 따른 증권사 수수료 수익 증가와 민간 소비 회복으로 늘어난 카드사 수수료 수익이 호실적을 견인한 바 있다. 각 지주사들이 비은행 중심의 수익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달 출범한 신한라이프 실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최근 수년간 호실적을 이어온 증권사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등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저마다 하반기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동반 상승으로 연간 최대 실적을 자신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건전성 리스크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악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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