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 지표는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온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규모축소(테이퍼링)를 빨리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그동안 물가상승 우려에도 고용지표 부진을 이유로 자산매입을 지속하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고용 상황의 발전이 목격된 만큼 연준은 유동성 줄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금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금은 물가가 오르고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가격이 올라간다. 반대로 돈의 가치가 올라가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자율 상승은 악재다. 달러의 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6일(이하 현지 시각) 7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94만3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예상치는 87만명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5.4%로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제가 점차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6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2.49% 내린 트로이온스당 1760달러를 기록하면서, 4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더욱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머지 않아 금값이 17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클로드 어브 전 TCW그룹 채권 및 원자재 부문 매니저와 캠벨 하비 듀크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최소 100년 이상의 시계를 고려했을 때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기간 내에는 다른 자산처럼 변동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금 가격은 1971년 이후 50배나 올랐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주식 시장 평균 수익률은 금 가격을 웃돌았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금보다 인플레 대비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연평균 수익률로 보면 1971년 8월 이후 S&P500 지수는 11.2%에 달한다. 금은 8.2%에 그쳤다.
그마저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을 정지한 10년 간을 제외하면 수익률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 시기를 제외한 40년 동안의 금 가격 상승분은 연율 3.6%에 불과하다. WSJ은 "이처럼 인플레이션과 금의 상관 관계도 일정치 않으며, 최근에는 암호화폐까지 나와 향후 금 가격의 향방을 점치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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