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서 관행화된 불법하도급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처벌대상 범위를 발주자, 원‧하도급사, 하수급사 전체로 확대하고, 사망사고 발생시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게 골자다. 지난 6월 발생한 광주 붕괴사고가 무리한 철거와 불법하도급이 부른 인재로 판명된 만큼, 이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단계식 불법하도급을 원천 차단하기 위함이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불법하도급 차단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불법하도급의 비용이 이익보다 큰 구조를 만들어 다단계식 불법하도급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단계 불법하도급은 도급 과정에서 공사비 누수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무리한 원가절감이 부실시공과 안전사고로 이어진다. 하지만 불법하도급을 주는 업체는 중간 수수료 이익, 실적 쌓기, 비용 절감의 이득을 얻을 수 있고, 받는 업체는 별도의 수주경쟁 없이 손쉽게 공사를 수주할 수 있어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실제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광주 사고도 당초 3.3m2당 28만원으로 책정된 해체공사비가 무려 84%나 삭감된 3.3m2당 4만원으로 불법 재하도급돼 부실시공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토부는 먼저 형사처벌과 영업정지 대상을 불법하도급을 준 업체 뿐만 아니라, 받은 업체, 발주자‧원도급사까지 포함해 불법행위에 관여한 모든 주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 3년 이하의 형벌도 1년 이상 5년 이하(사망시 무기징역)로 늘린다. 지금까지는 원도급자는 지시‧공모가 밝혀진 경우에만 처벌되고, 불법하도급을 받은 업자는 처벌대상에서 제외됐다.
등록말소도 현행 삼진아웃제를 투스트라이크 아웃제로 강화해, 불법하도급이 10년 내 2회 적발된 경우 건설업 등록을 말소한다. 또한 사망사고 발생 시에는 불법하도급을 주거나 받은 업체는 물론 지시‧공모한 원도급사도 즉시 등록을 말소하는 원스크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불법하도급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액의 최대 10배를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한다.
아울러 국토부와 지자체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 공식수사를 통해 불법하도급을 적극 단속·적발할 수 있도록 한다. 불법하도급에 가담한 원도급‧하도급‧재하도급사는 법정 최대치인 2년까지 공공공사 참여를 제한하고 해당업체의 정보를 공개한다.
이 외에도 민간 주택‧건축 공사의 경우도 공공공사처럼 감리자에게 하도급 관리의무를 부과해 하도급의 적법성을 검토, 발주자에게 보고하고 1억원 이상 공사 계약 시 공사에 현장 대리인 정보제공을 의무화한다.
시공사 간 공생구조를 상호 견제구조로 전환한다. 발주자 또는 원도급사가 불법하도급을 적발한 경우에는 불법하도급을 준 업체에게 공사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받을 수 있게 하고, 계약해지권도 부여한다. 또 불법행위에 가담한 하도급‧재하도급업체라 하더라도 이를 자신신고 할 경우 모든 처벌을 면제하는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하고, 신고포상금도 도입해 적극적인 내‧외부 고발을 유도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건설현장에서 최대한 조속히 안착되도록 국회와 협력해 관련 법률과 하위법령을 연내에 개정 완료할 계획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건설업체들이 이번 대책으로 한 번의 불법과 부실시공으로도 시장에서 영원히 퇴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건설현장을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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