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원자잿값 갑질 횡행 ‘중소기업만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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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1-08-1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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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소제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대기업으로부터 가격 협의 없이 원자잿값 인상을 통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값을 주고 산 원자재로 제품을 만들어도 중소제조업의 86%는 원자잿값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다소 불합리한 수준으로 납품단가가 결정돼도 중소제조업 10곳 중 7곳은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없다고 응답했다.

대부분의 중소제조업은 원자재를 구매할 때는 일방적으로 고가에, 판매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저가에 파는 구조에 묶여 있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제조업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자재 가격변동 및 수급불안정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말과 비교해 중소제조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원자재의 89.9%가 가격이 올랐다. 하락한 품목은 0.6%에 불과했다.

가격상승이 있었던 원자재의 가격 변동폭은 평균 33.2%였다.

품목별 평균 상승률은 △후판(61.2%) △냉연강판(56%) △선철(54.8%) △열연강판(49.3%) 등 제품 생산 시 주로 쓰이는 철강 원자재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원자재 최대 공급처는 ‘국내 대기업 대리점’이 27%로 가장 높았고, ‘국내 소재공급 대기업’이 10.2%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해외 직접 수입’(4.8%)과 ‘기타 공급처’(54.2%)로 조사됐다.

원자재 구매가격 협의 방식으로는 응답기업 10곳 중 6곳(61.8%)이 협의 없이 공급처가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두로 협의한 곳은 21%, 계약서를 작성한 곳은 16.6%였다.

원자재 가격상승분에 따른 납품단가 반영여부의 경우, ‘일부만 반영(43.2%)’, ‘전혀 못함(43%)’이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없다(71.4%)’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납품대금 현실화를 위한 노력으로 △원가연동제(37.4%) △납품단가조정협의제도 활성화(31.4%) △대기업의 상생의지(22.8%) 순으로 응답했다.

정욱조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중소제조업체들은 대기업으로부터 원자재를 조달하고, 중간재를 생산해 이를 대기업에 납품하는 구조이나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과 납품단가 미반영 사이에 샌드위치 상황”이라며 “원자재 생산 대기업과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도 중요하지만, 대기업의 자발적 상생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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