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국 증권 매체 증권일보는 올해 들어 중국 리튬배터리업계에서 과잉설비 속 공급 부족이라는 모순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올해 들어 중국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 속 리튬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체들은 배터리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설비 증설, 투자 등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세계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寧德時代, 닝더스다이)과 중국 리튬 공급망 업계 최강자 강봉리튬(贛鋒鋰業, 간펑리튬),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比亚迪, BYD)가 대표적이다.
강봉리튬은 최근 84억 위안(약 1조4850억원)을 들여 리튬배터리 생산 공장과 연구소를 짓겠다고 밝혔으며, 비야디는 지난달 자사의 모든 전기차 배터리를 리튬인산철(LFP) 기술 기반인 블레이드 배터리로 교체하는 작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CATL도 지난 4월 190억 위안(약 3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선포했다. 지난해 8월 190억 위안 규모의 배터리 생태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약 8개월 만에 또다시 투자 계획을 선언한 것이다.
이밖에 이브에너지(億緯鋰能, 300014.SZ), 켑켐기술(新宙邦, 300037.SZ) 등 중국 현지 배터리제조업체들도 잇달아 생산량을 확충했다.
중국 증권일보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리튬 배터리 관련 투자 프로젝트는 37건, 이 중 대외에 공개된 투자액은 3100억 위안(약 55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 내 배터리 공급난 속에서 정작 공장 가동률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지난해 CATL의 공장 가동률은 74.83%에 그쳤다. 지난 2019년 한해 가동률이 90%에 육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급감한 것이다.
다른 중국 현지 배터리 제조업체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가동률은 더 심각한 25~3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전문가는 "문제는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킬 고급 배터리가 부족하고, 저가·저품질 배터리만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배터리업체의 설비 증설로 배터리 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쓸 만한 제품'은 없는 '풍요 속 빈곤' 현상을 겪고 있단 얘기다.
증권일보는 많은 기업들이 기술이나 안전성보다는 공급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런 저가·저품질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사태가 지속되면 소비자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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