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 동향] 8월 국제유가 하락 출발...예상보다 저조한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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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8-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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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국제유가가 전월 마지막 주 대비 소폭 하락하면서 출발했다. 다만 여전히 세계적인 석유제품 수요 우위 현상이 지속돼 하락폭은 제한됐다.

국내 시장에서는 휘발유 스프레드가 1년 8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면서 하반기 정유사들의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예상보다 저조한 석유수요...그럼에도 수요우위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국제 원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71.74달러로 전주 대비 3.48% 감소했다.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하면서 미국 내 석유 제품 수요가 감소, 원유재고가 증가한 것이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4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건수는 10만건을 상회해 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확진자 증가 규모는 전월과 비교해 약 5배에 달한다. 바이든 정부가 공격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 30일 기준 미국의 원유재고는 4억3920만 배럴로 310만 배럴이 감소할 것으로 본 시장 전망과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석유제품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의미다.

다만 쿠싱지역 원유재고는 8주 연속 감소해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품 수요 역시 지난 4주 평균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인 205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인도의 휘발유 판매가 증가하면서 국제 원유 가격 하락 폭이 제한됐다. 인도의 7월 하루 평균 휘발유 판매는 7650만톤(t)으로 코로나19 제한조치 완화 영향으로 전월 대비 5.7% 반등했다.

지정학적 측면을 보면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당의 협상 가능성이 국제 원유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중동 지역 긴장 고조는 하락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오는 13일 멕시코에서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당 간 대화가 개최될 예정이다. 대화 결과에 따라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OPEC+의 증산 결정에도 석유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란이 중동 역내에서 선박을 위협하고, 예멘 후티 반군을 지원하며 레바논 내 정치적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같은 날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아랍에미리티(UAE) 후자이라항 인근에서 선박 나포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면서 중동향 무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제금융 측면에서는 제조업 지표 부진과 미국 고용지표 혼재, 미 연준 이사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언급 등이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기반시설 투자법안 진행 가능성은 상승요인이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공급망 차질로 1월 이후 최저치인 59.5를 기록했다. 

중국의 제조업 지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전월 51.3에서 50.3으로 하락해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 제조업 PMI 역시 전월 50.9에서 50.4로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남아시아 지역이 델타변이바이러스로 봉쇄조치를 강화함에 따라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생산 기지로서의 이점을 약화시키고 수출을 둔화시켜 아시아 경제 회복이 세계경제의 강한 회복 속도에 뒤처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상원 초당파 의원들이 1조 달러 규모의 기반시설 투자 법안에 대한 표결이 수일 내 진행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경제회복 기대감이 싹 트기 시작했다.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 소폭 하락...韓 휘발유는 14주 연속 상승
동아시아 지역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석유 시장에서의 휘발유, 등유, 경유 가격은 모두 소폭 하락했다.

8월 첫째 주 싱가포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주 대비 1.85% 하락한 배럴당 81.77달러를 기록했다. 등유는 1.45% 떨어진 76.16달러를, 경유는 1.47% 하락한 78.59달러로 조사됐다.

반면 국내에서는 휘발유 판매가격이 14주 연속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8월 첫째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4.1원 오른 리터(L)당 1645.1원을 기록했다.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3.6원 상승한 1440.4원을 기록했다.

상표별 판매 가격은 휘발유 기준 알뜰주유소의 평균가격이 리터당 1620.9원으로 가장 낮았고, GS칼텍스 주유소가 가장 높은 1652.9원을 기록했다.

경유 기준으로는 알뜰주유소의 평균가격이 리터당 1414.8원으로 가장 낮았고, GS칼텍스 주유소가 1448.8원으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최고가 지역으로 전주 대비 4.5원 상승한 리터당 1729.3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84.3원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저가 지역인 대구의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3.7원 상승한 리터당 1623.5원으로 평균 가격 대비 21.6원 낮았다.

정유사별 평균 공급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휘발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43.2원 하락한 리터당 1536.1원을, 경유 공급가격은 35.1원 내린 1320.9원을 기록했다.
 
국내 정유사 정제마진 회복세...하반기 실적개선 기대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크게 개선됐다. 휘발유 제품 스프레드(원가와 판매가의 격차)는 1년 8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지난달 기준 아시아 지역(싱가포르 석유 시장 기준) 휘발유 스프레드는 배럴당 10.2달러를 기록했다.

정유업계는 휘발유 스프레드가 배럴당 9달러를 넘어서면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휘발유 스프레드가 배럴당 9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9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회복세는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제마진도 크게 개선됐다. 8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3.2달러로 올해 초 대비 128.57% 증가했다.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로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3분기에는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항공유, 경유의 수요 하락 등의 원인으로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4분기에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유, 경유의 손익분기점 스프레드는 배럴당 13달러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항공유의 스프레드는 배럴당 4.34달러, 경유는 6.96달러다. 항공유는 2019년 10월 배럴당 15.98달러의 스프레드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13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다. 경유는 2019년 12월 배럴당 14.32달러가 마지막 손익분기점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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