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개정안은 고의·중과실로 허위·조작보도를 한 언론사에 손해액의 최대 5배에 해당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게 했다. 언론사 매출에 비례해 배상액을 부과한다.
개정안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미국에서 가짜 뉴스를 내면 1000억원을 배상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사실일까.
◆美 '악의적 허위보도'에 천문학적 금액 배상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피해자가 받은 실제 피해와 정신적 위자료를 손해배상으로 인정한다. 미국에서는 벌금형처럼 불법 행위를 처벌하는 것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금액을 배상하도록 한다.
미국 수정헌법 1조는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미국은 수정헌법에 따라 '악의적 허위보도'에는 피해자가 입은 실질적인 손해를 훨씬 뛰어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판례로 인정하고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악의를 품은 불법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언론사 '실질적 악의' 인정돼야 징벌 배상"
미국 법원 판례를 고려해 조 전 장관 모녀가 미국에서 소송을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선 해당 보도에 대해 '주의 태만'과 '실질적 악의'가 인정돼야 한다.
해당 언론사가 보도 내용에 명예를 훼손하는 거짓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거나, 보도 진위를 무모할 정도로 무시했다는 점을 원고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조건은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공적 인물'에 해당하는지다.
미 연방대법원은 1988년 "공적 인물은 언론보도 등 명예훼손적 표현이 실질적 악의를 갖고서 공표됐음을 증명하지 않으면 정신적인 고통에 대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법원이 조 전 장관 딸을 공적 인물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미국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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