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달걀 가격이 돼지고기 값을 추월할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고질적인 수급 불균형에 각종 재해로 인한 사재기 행태까지 더해진 결과다. 필수 식자재 가격 급등에 중국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1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 농업농촌부가 집계한 달걀 도매 가격은 kg당 10.67위안(약 1901원)으로 한 달 전보다 20% 상승했다.
농업농촌부가 운영하는 '전국 농산품 도매시장 가격 정보 시스템'의 경우도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일주일 간 달걀 평균 가격이 kg당 10.22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급등했다.
소매가는 더 올랐다. 베이징 시청구의 한 슈퍼마켓은 달걀 500g을 5.98위안에 판매 중이다. kg으로 환산하면 12위안에 육박한다.
특히 유기농 달걀 등 프리미엄 상품의 경우 15개에 15.8위안, 심지어 10개에 21.8위안에 팔리기도 한다.
온라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판매 플랫폼인 허마셴성의 경우 최저가가 400g에 6.9위안이다. 개당 가격이 1.5위안을 웃돈다.
최근 중국 상무부가 집계한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500g당 10.28위안이다. 고급 달걀의 경우 돼지고기 가격보다 비싸졌다는 얘기다.
이에 시중에서는 '로켓 달걀(火箭蛋)'이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로켓이 날아오르는 것처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다는 뜻이다.
달걀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이유는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중국 전역의 알을 낳는 닭 개체 수는 11억7190만 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9.64% 줄었다.
게다가 여름철에는 달걀 생산량이 10% 안팎 감소한다. 더위 때문에 닭이 알을 적게 낳는 탓이다.
여기에 사재기까지 더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폭우·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의 소비자나 중개상이 달걀을 사다 쌓아 놓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시장 조사 업체인 줘촹즈쉰의 쩌우샤오둥(鄒曉冬) 애널리스트는 "장쑤·허난성 등 재해 발생 지역에서 달걀을 적극적으로 비축해 소비 속도가 빨라졌다"고 전했다.
달걀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다음달 중추절을 앞두고 선물용 월병 제조에 막대한 양의 달걀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쩌우 애널리스트는 "중추절 성수기가 도래한 만큼 8~9월 중 전반적인 달걀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달걀 가격 역시 고점에서 진폭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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