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16일 시작되는 한·미 본훈련 중단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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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8-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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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얘기가 문 대통령에 전달될 필요 있다"

  •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할 유일한 방법"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사전연습 개시에 연이틀 반발하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10일부터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여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해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오는 16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본 훈련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의장은 11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내용상 북한이 겁을 내는 후반부 훈련을 중단하는 조치를 정부가 오늘내일 사이에 좀 내려야 하지 않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예비훈련을 진행하고 오는 16일부터 본 훈련을 시작한다. 북한은 훈련 시작에 반발해 지난달 말 복원한 남북 통신연락선과 군 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이날까지 3일째 불응하고 있다.

정 부의장은 "본 훈련이 사실은 북한한테 겁나는 것"이라며 "몇 년 전엔가 당시 국방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 질의응답 과정에서 훈련 중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참수 작전도 포함돼 있다고 그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뮬레이션이지만 김정은 참수 개념이 들어가 있고, 전면전을 대비한 훈련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이 훈련에 대해서 아주 민감해하는 북한, 이런 훈련을 해야만 된다는 미국 가운데 우리(한국)가 끼어있지 않느냐"며 "양쪽에 그런 대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전반부 훈련이 내일까지니까 그건 그대로 하고 후반부 훈련은 내용상 중단하는 조치를 정부가 오늘내일 좀 내려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또 오는 15일 광복절 기념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를 언급하며 "어차피 남북관계 관련 메시지가 들어가야 한다"면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 '전반부 훈련은 그대로 했지만 후반부 훈련은 중단하는 쪽으로 한·미가 입장을 조율했다'는 식의 얘기가 좀 나가야 하지 않나"라고 피력했다.

나아가 "통신선 복원을 합의할 때 약속을 안 했겠지만 북한이 '이 정도 하면 한·미 연합훈련을 적어도 금년치는 취소하든지 연기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가지고 나왔을 것"이라며 "사실 그들이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해서 반전의 기회를 잡고 싶었을 것"이라고 점쳤다.

앞서 남북 당국은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연락선과 군 통신선 복원에 합의했다. 북한이 지난해 6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해 통신이 끊긴 지 13개월여 만이다.

정 부의장은 "(북한) 내부적으로 지금 굉장히 어렵다"며 "북쪽이 폭염이 계속되더니 함경남도 쪽에 폭우가 쏟아져서 농사를 지금 망쳤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식량문제가 다시 심각해지는 그런 상황"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지금 어려운 것은 뭐 피차 마찬가지"라며 "코로나, 유엔 대북제재, 그다음에 자연재해로 인한 식량위기 등 때문에도 통신선 복원을 통해서 남쪽으로부터 인도적 지원을 좀 받고 싶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이번 통신선 복원을 통한 남북관계 복원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북한은 굉장히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 내부적인 불만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서도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예고한 안보상의 위기를 본격적으로 조정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부의장은 '정부가 애초에 예비훈련만 하고 본 훈련은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사회자 질문에 "내가 내부자인 줄 알고 그 얘기하는 모양인데 나는 이미 정부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대통령한테 이런 얘기가 좀 전달이 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래야 지난 14일 동안 국민이 희망에 부풀어 있었던 그 입장을 그대로 유지해나갈 수 있고 이게 문재인 대통령이 자기 트레이드마크로 생각하고 내걸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남은 임기 8개월인가 9개월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한반도에서 안보 위기가 조성되는 데에 대한 책임을 또 져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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