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임원 14명 전원에게 일괄사표를 요구했다. 새로운 감독 방향을 제시한 정 원장이 윤석헌 전 원장의 색깔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 원장은 부원장 4명과 부원장보급 10명 등 임원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임원들은 금융감독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해 3년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장은 내정된 직후부터 시장친화 정책을 예고하며 앞선 윤 전 원장의 색깔 지우기에 나선 상태다. 정 원장은 지난 5일 내정자 신분으로 낸 입장문에서 "금융감독이 추구할 방향성을 재정립하겠다"며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을 가장 먼저 내세우고, '금융소비자 보호'는 마지막에 제시했다. 6일 취임사에서도 "금융감독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고 말했다.
관례에 따라 일괄사표를 요구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금감원은 신임 원장이 취임하면 임원들에게 사표를 요구하거나 임원이 자진해서 사표를 낸 뒤 재신임을 받는 절차를 거쳤다. 정권 말기인 점을 고려하면 일괄 사표를 받더라도 인사폭이 작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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