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규모가 12분의1로 쪼그라든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공조 체계를 구축하며 거친 언사와 전례 없는 연합훈련으로 견제에 나서고 있다.
한·미연합훈련과 더불어 미국이 영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 인도·태평양에서 실시 중인 훈련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훈련은 198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함께 한 훈련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12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미군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전 세계 17개 시간대에서 'LSE 2021(Large Scale Global Exercise)'을 진행 중이다. 훈련은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16일 까지 진행되는 1부 훈련엔 미군과 영국군이 참가한다. 이후 27일까지 호주·일본 등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회원국이 참여하는 2부 훈련이 실시된다.
중국은 미국 LSE 2021 맞서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9일 사상 처음으로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러시아군을 자국으로 불러들였다. 훈련명은 '자파트-인터랙션(서부연합) 2021'로 중국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J-20가 동원됐다. J-20이 다른 나라와 연합 군사훈련에 동원된 것은 처음이다.
이 외에도 4세대 전투기 J-11, J-16 전폭기, JH-7A 전폭기, H-6K폭격기, Y-20 전략 수송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연장 로켓 발사기와 장갑차, 자주포 등 중국 지상군 무기들도 동원 됐다. 러시아에서는 주력 전투기인 SU-30 등이 출격해 중국 전투기들과 함께 훈련했다.
중·러연합훈련 명분은 양국과 가까운 아프가니스탄 내전 격화에 따른 지역 안정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양국 군사협력을 한국과 미국에 과시하는 무력시위 성격이 더 짙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남조선의 배신적 처사', '평화와 신뢰라는 말장난' 등 거친 표현을 쓰며 문재인 정부를 맹비난했다. 특히 '잘못된 선택', '명백한 결심', '시시각각 안보 위기 느끼게 해 줄 것'이라며 무력 도발 가능성도 내비쳤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 센터장은 "미군이 인도·태평양서 훈련을 하며 전쟁에 준비돼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미연합훈련 외에도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일본, 호주 등 쿼드 회원국과 훈련을 실시하자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공조해 한·미연합훈련 때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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