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법연수원장(47·사법연수원27기)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52·29기)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정 차장검사는 '압수수색 과정의 적법한 절차'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4개월과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독직폭행'은 검사나 경찰 등 직무수행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해 피의자를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재판부는 "압수수색영장 집행 과정에서 주관적인 판단 아래 유형력 행사에 나아간 것"이라며 '정당행위'가 아님을 명확히 했다. 또한 "정당행위로 인정되려면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하나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동작을 멈추라고 하거나 말로 제지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는 부분은 범죄사실이 증명되지 않아 특가법상 독직폭행은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형법 125조 독직폭행죄는 유죄"라고 밝혔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29일 법무연수원에서 한 연수원장(당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를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한 검사장은 당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다.
정 차장검사는 한 검사장에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주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은 변호인을 부르겠다며 휴대전화를 집었다. 정 차장검사는 제지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았다. 정 차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하려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몸이 겹쳐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결심공판서 정 차장검사의 변호인도 "피고인은 증거인멸을 방지할 필요가 있었고, 한 검사장이 그 상황을 야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검찰은 "폭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 차장검사에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영장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은 앞으로 영장 집행과 인권 보호와 관련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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