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열풍이 계속되면서 상장 전 주식을 미리 살 수 있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물론 각 증권사도 앞다퉈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내놓고 투자자 선점에 한창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비상장주식의 거래를 주선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는 약 10곳에 달한다. 그중 가장 큰 곳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다. 금투협은 2005년부터 '프리보드'라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다 2014년부터 지금의 K-OTC로 명칭을 바꾸고 운영 중이다.
비상장주식이다 보니 시가총액이나 거래량 등의 지표는 정규 시장보다 낮다. K-OTC의 지난 상반기 기준 시가총액은 22조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다. 거래 중인 종목은 총 141종목으로 하루 평균 약 31건의 거래가 체결된다.
K-OTC 시장의 대장주는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다. 상반기 기준 SK에코플랜트의 시가총액은 약 2조6543억원으로 코스피라면 120위권, 코스닥이라면 10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넷마블네오(넷마블)와 세메스(삼성), 포스코건설(포스코), LS건설(LS),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 삼성메디슨(삼성), 이마트에브리데이(신세계)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시총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금투협은 K-OTC 외에도 'K-OTCBB'라는 하위 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K-OTC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에 이은 4부 시장이라면 K-OTTBB는 5부 시장인 셈이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 최근 코스피 공모시장에서 핫했던 대형주도 상장 전에는 K-OTCBB에서 거래가 이뤄진 바 있다.
두나무와 삼성증권이 협력해 만든 '증권플러스비상장'도 인기다. 거래 상대방과 1:1 거래를 주선하는 서비스며, 5701개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두나무와 카카오페이, 야놀자 등 인기가 높은 종목의 거래가 가능하다.
신한금융투자와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운용사 피에스엑스(PSX)가 제휴해 만든 '서울거래소 비상장'도 투자자들이 자주 찾는 서비스다. 비바리퍼클리카와 케이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인기가 높은 비상장 종목의 거래가 이뤄지는 중이다.
그 밖에 유안타증권의 '비상장레이더'와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네고스탁', 벤처캐피탈협회의 'VC 구주유통망' 등이 비상장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비상장주식 거래로 가장 유명한 곳은 '38커뮤니케이션'이다. 중고장터처럼 매수자와 매도자가 게시판에 글을 올려 거래하는 방식이다. 거래는 번거롭지만 각 종목에 대한 토론과 정보교환 등이 활발한 일종의 '포털' 사이트다.
한편 한국거래소도 KRX 스타트업 마켓(KSM)이라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총 85개사의 비상장주식이 거래되는 중이다. 거래로 시세차익을 거두기보다는 참여기업의 코넥스·코스닥 이전상장을 지원하는 성격이 강한 플랫폼이지만 아직 이전상장 실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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