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가 10개 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 속 바이두가 출자한 콰이서우의 주가 하락 등이 적자 배경으로 지목됐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서 사교육 업체로 확대된 중국 당국의 럭비공 규제가 투자자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바이두도 영향을 피해 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바이두, 10개 분기 만에 적자...콰이서우 주가 하락 여파
12일 바이두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한 313억5000만 위안(약 5조6545억원)에 달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300억 위안을 웃돈 규모다.하지만 같은 기간 바이두는 5억83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1분기 사상 첫 분기별 적자를 기록한 이래 10개 분기 만이다.
중국 쇼트클립(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인 콰이서우(快手, 01024.HK)의 주가 하락이 적자를 초래한 이유로 꼽혔다. 지난 2월 홍콩 증시에 상장한 콰이서우는 기업공개(IPO)로 62억 달러(약 7조원)를 끌어모아 2019년 차량공유앱 우버가 세운 글로벌 최대 인터넷 기업 IPO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상장 이래 주가는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특히 라이브스트리밍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직격탄이 됐다. 주가는 지난 2월 최고점인 417.8홍콩달러에서 80% 이상 급락해 현재 공모가 아래로 거래되고 있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1조 위안 이상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군데군데 선방한 지표도 눈에 띄었다. 구체적으로 검색, 뉴스피드, 동영상앱 등을 포함한 온라인 광고 매출 회복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바이두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온라인 광고 매출이 18% 증가한 190억 위안에 달했다. 특히 바이두 산하 스트리밍서비스 아이치이(愛奇藝)의 광고 수익이 15% 증가했다.
2분기 말 기준 바이두의 모바일앱 월간 활성사용자수(DAU)도 5억8000만명을 기록했다. 일일 유입량도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인터넷 이용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바이두가 적극 키우는 AI 사업도 성장세를 보였다. 스마트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급증하는 등 고속 성장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크게 부진했던 지난해 동기에 대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중국 빅테크 길들이기 계속...바이두 전망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대형 인터넷 기업에 대해 전례 없이 규제 고삐를 조여왔다.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감시의 눈이 심해졌지만 업무에 아직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바이두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당분간 주가 하락을 피해 가진 못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특히 핵심인 검색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AI, 자율주행차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중국 당국이 해외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와 압박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공표한 만큼,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중국 당국이 아이돌 팬 문화까지 단속하고 나서면서 바이두에 대한 규제도 날로 거세질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최근 팬클럽이 인터넷 여론을 좌지우지한다는 이유로 15만건 이상의 콘텐츠를 삭제하고 4000여개의 계정을 폐쇄하거나 일시 정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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