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카불과 인접한 남쪽 로가르주를 점령한 상태로 카불에서 11㎞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척에서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앞서 12일 카불 남서쪽 150㎞ 지점의 거점 도시 가즈니(가즈니주 주도)를 차지한 뒤 파죽지세로 영토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탈레반은 전날 카불에서 50㎞ 떨어진 로가르주의 주도 풀-이-알람까지 점령한 상태였는데 하루만에 또 카불까지의 거리를 좁혔다.
탈레반은 이와 함께 카불을 완전히 고립시키기 위해 이날 북부 최대 도시 마자르-이-샤리프에 대한 높은 공격을 개시했다.
인구 50만명의 마자르-이-샤리프는 북부 최대 도시이자 교통의 요지로 최근 탈레반에 의해 포위된 상태였다. 마자르-이-샤리프까지 탈레반 손에 넘어가게 된다면 카불 외 사실상 모든 대도시가 함락되는 셈이다.
AFP통신, AP통신 등 외신 집계와 탈레반 주장을 종합하면 탈레반은 이날까지 전체 34개 주도 가운데 18∼19곳 이상을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지난 20년간의 성과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군대와 치안 병력을 재동원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여전히 결전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면서도 가니 대통령은 이날 "추가적인 폭력, 불안, 피란민을 막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평화와 안정 속에서 정치적 해결책을 얻기 위해 정치 지도자, 국제사회와도 광범위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9월까지 철군하겠다고 밝혔던 미군은 철군 자체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면서 다만 대사관 직원 대피를 돕기 위해 일시적으로 3000명의 미군을 다시 아프간에 보낸다고 밝혔다. CNN는 13일 관계자를 인용해 카불 주재 미 대사관이 벌써 민간 물품을 파괴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같은날 “아프간이 통제 불능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탈레반에게 “즉각 공세를 멈추고 평화의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여성과 아동의 희생을 우려하며 “아프간의 여성과 소녀들이 힘겹게 얻은 권리를 박탈당하는 건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는 아프간 난민을 고민하고 있다. 아프간에서는 올해 들어 약 4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날 캐나다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아프간 난민 약 2만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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