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사)’에서 거행된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광복절 경축식 장소로 낙점된 문화역서울284는 일제강점기 아픔과 광복의 기쁨을 모두 간직한 근현대사의 중요 공간이다.
일제강점기 원활한 수탈을 위해 만들어진 경성역은 독립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했다. 3·1운동 당시 1만여명이 만세운동을 벌였다.
광복 후에는 산업화·민주화의 상징 공간이 됐다. 2018년 7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도 이곳 문화역서울284에서 거행된 바 있다.
앞서 광복절 경축식은 취임 첫해인 2017년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2018년·제73주년 경축식), 천안독립기념관(2019년·제74주년 경축식), 동대문디자인플라자(2020년·제75주년 경축식) 등 역사적인 곳에서 거행됐다.
올해 경축식 주제는 ‘길이 보전하세’로 정했다. 일제강점기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순국선열들의 독립정신을 보전하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거쳐 선도국가를 향해 나아가자는 다짐의 의미를 담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라는 제한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축식 장소와 독립운동 발상지 3곳을 연결하는 다원 생중계 방식을 택했다. 사전 녹화 영상물 상영 방식도 활용했다.
이에 따라 경축식에는 5부 요인과 정당 대표, 종교계 인사 등 20여명의 인사만 참석했다.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상황을 고려해 참석자 수를 최소화했다. 지난해 참석 규모(170여명)와 비교해도 대폭 줄었다.
정당에서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참석했다. 종교계를 대표해선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오우성 원불교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등이 함께 자리했다.
경축식은 주제 영상 상영, 국기에 대한 맹세,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배우 배두나의 내레이션으로 상영된 주제 영상은 백범 김구 선생과 도산 안창호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말씀 속 대한민국 근현대 발전상을 담았다. 아픔을 딛고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난 76년간 역사를 압축했다.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서에는 2020 도쿄올림픽 주역들이 동참했다. 우리나라 최초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와 여서정 선수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낭독했다. 애국가 제창 때는 스크린에 올림픽 무대에서 보여준 국가대표팀 선수단의 열정과 투혼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경축식 첫 순서인 국민의례와 마지막 식순인 만세삼창은 각각 DDP 동대문운동장, 배화여고, 천안독립기념관, 탑골공원 등 기존 3·1절 기념식과 광복절 경축식 장소에서 이뤄졌다.
대한민국 대표 인물들이 선조들의 독립운동 발자취가 남아 있는 역사적 장소에서 선창을 하고, 문 대통령과 국민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만세를 외치는 방식을 위해 이러한 방식을 택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여홍철 부녀의 국기에 대한 맹세 낭독은 DDP 동대문운동장(2020년·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뤄졌다.
각기 다른 문화·과학기술·스포츠계를 대표하는 인물이 참여한 만세삼창은 △배화여고(2020년·제101주년 3·1절 기념식) △천안독립기념관(2019년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 △탑골공원(2021년·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나눠서 진행됐다.
아역배우 김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김의근, 도쿄올림픽 근대5종 동메달리스트 전웅태 선수가 각각 문화·과학기술·스포츠계를 대표해 만세를 선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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