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10월이면 전 국민의 70%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당초 정부의 목표인 11월보다 한 달이나 앞당겨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다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4차 유행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데다, 모더나 백신 수급 차질로 인해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기대와 달리 18~49세 청·장년층의 예방접종 일평균 사전예약률이 60% 이하로 저조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초 정부 목표보다 한 달이나 앞당긴 ‘집단면역’ 목표에 대해 여러 변수가 산적한 만큼, 계획대로 실행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모더나 백신 사례처럼 수급 불안 문제가 발생할 경우 목표 조기 달성은 어려울 수 있다. 18∼49세 청·장년층의 접종 참여율 역시 변수가 될 전망이다.
◆ “10월, 전 국민 70% 2차 접종 완료···목표 접종률 더 높일 것”
문 대통령은 15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코로나19 위기를 어느 선진국보다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있다”며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4차 유행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도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며 “10월이면 전 국민의 70%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이며 목표 접종률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9월까지 전 국민의 70%인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 대한 2차 접종을 마쳐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9월 추석 전까지 1차 접종 70%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접종을 추진 중인데 1차 접종 후 6주가 지난 10월 말에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최대한 접종 속도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신규 1차 접종자는 14만972명으로 누적 1차 접종자는 2236만8941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인구(지난해 12월 기준 5134만9116명)의 43.6%에 해당한다.
2차까지 접종을 마친 국민은 총 973만5672명으로, 이는 인구 대비 19.0% 수준이다.
◆ 백신 도입 계획···“반복되는 수급 차질 문제 없어야”
정부의 백신 도입 계획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백신을 합쳐 총 1857만회분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9월에는 4200만회분, 10∼12월에는 9000만회분이 국내에 들어와야 한다.
백신별로 보면 정부는 화이자 총 6600만회분, 모더나 총 4000만회분을 올해 안에 각각 공급받기로 계약했고, 이들 백신은 3∼4분기에 집중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다만 제약사가 갑자기 공급량을 축소하는 등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당초 정부의 목표에 도달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미국 모더나사가 ‘생산 차질’을 이유로 7월 하순 물량 공급 시점을 이달 초로 늦춘 데 이어 8월 예정 물량도 절반 이하로 축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바 있다.
이에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과 류근혁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등 4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미국으로 출국해 모더나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 이들은 모더나의 백신 공급 차질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공급 대책을 논의했다.
강 차관은 회의를 마친 뒤 “정부는 유감을 표시했고, 모더나는 사과 의사를 표시했다”면서 “백신 공급 일정을 최대한 빨리 당겨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정부 대표단과 모더나사와의 논의 결과는 17일 발표될 예정으로, 이번 공급 차질 문제를 상쇄할 만한 논의 결과를 가져왔을지 주목된다.
◆해외선 추가접종 들어가 ‘백신 확보 경쟁 더 치열해질 듯’
미국과 유럽 등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부스터샷(추가접종)을 시작하면서 향후 백신 수급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의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활용해 부스터샷을 하겠다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백신을 수급하는 데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백신 1회분의 가격을 기존 대비 각각 25%, 10%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백신 공급가격 인상에 따라 우리나라도 내년도 계약분부터는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1576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18∼49세의 백신 접종 참여율도 향후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49세는 현재 ‘10부제’로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끝자리가 ‘9, 0, 1, 2, 3’인 대상자에게 하루씩 예약 기회가 돌아갔는데 중간집계 예약률은 60.4%로 정부의 최소 기대치인 70%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는 각종 백신 오접종 사례와 부작용, 접종 완료 후에도 확진되는 ‘돌파감염’ 등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백신을 맞은 젊은 층의 잇단 사망 사고가 이 같은 분위기를 부추겼다. 최근 20대 우체국 집배원 A씨가 경기도 성남시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고 사흘 만에 숨졌다. 제주에 사는 20대 여성 B씨도 지난달 26일 모더나 백신을 맞은 뒤 중증 이상반응을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된 끝에 수술까지 받았지만 12일 만인 이달 7일 숨졌다.
이들이 맞은 화이자와 모더나는 이번 사전예약 시 활용되는 mRNA 백신이다. mRNA 백신을 맞은 20대들이 최근 잇달아 숨지면서 20~30대의 백신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또한 최근 국내 한 의료기관에서 화이자 백신을 10명에게 과다투여한 사실이 확인돼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서는 등 관련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집단면역을 위해 백신 접종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0부제 예약이 종료되는 8월 19일부터는 9월 18일까지 한 달간 추가적인 예약도 가능하다”며 “이 기간을 통해 예약률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인의 건강과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예약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가 예측한 전체 인구 70%인 3600만명 1차 접종 목표 도달 가능 시기는 추석 연휴(9월 20~22일) 직전인 9월 19일이다.
하반기 접종 대상자들의 1차 접종이 대부분 접종 간격이 6주인 화이자-바이오엔테크·모더나 등 mRNA 백신인 점을 고려하면 6주 뒤인 10월 31일에는 70%가 2차 접종까지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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