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플래그십 태블릿PC '갤럭시탭S7·플러스' 시리즈의 일부 모델을 이달 말 단종한다. 베트남 공장의 운영 차질로 생긴 태블릿PC 생산 문제를 모델 단일화로 돌파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주요 판매 대리점에 9월부터 '갤럭시탭S7 실버', '갤럭시탭S7 플러스 블랙', '갤럭시탭S7 플러스 네이비(고성능 모델)' 등 세 가지 모델만 발주할 수 있다고 통지했다. 갤럭시탭S7 블랙·브론즈와 갤럭시탭S7 플러스 실버·브론즈 모델은 단종 수순을 밟는다. 9월에는 유통망에 남아 있는 재고가 있어 단종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재고가 모두 소진되는 10월에는 이마저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탭S7·플러스의 일부 모델을 단종하는 이유는 생산 효율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삼성전자 태블릿PC의 주요 생산 거점인 베트남 공장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생산 모델을 3개로 축소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생산량을 맞추려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문제와 함께 퀄컴이 신형 태블릿PC AP를 출시한 것도 일부 모델 단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셧다운의 여파로 인해 지난 6월 이후 태블릿PC 입고가 조금씩만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래그십 모델의 가짓수를 줄이는 것은 애플의 뒤를 쫓고 있는 삼성전자 태블릿PC 판매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증가로 인해 올해 1분기 전 세계 태블릿PC 시장은 작년보다 53% 급성장했다. 이 기간 애플은 점유율 37%, 삼성전자는 점유율 20%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작년보다 점유율을 4% 포인트 확대하며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내년 1월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작 '갤럭시탭S8·플러스·울트라'가 출시되기 전까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하반기 삼성전자는 중급 모델인 '갤럭시탭S7 FE'의 판매량 확대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갤럭시탭S7 FE LTE 모델을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오는 9월 와이파이 모델을 출시한다. 경쟁 모델인 애플 아이패드 에어가 강력한 AP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갤럭시탭S7 FE는 12.4인치 대화면과 저렴한 가격으로 영상과 인터넷을 즐기려는 이용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산 차질로 인해 전체 모델을 단종하는 경우는 있어도 일부 모델을 단종하는 경우는 드물다. (갤럭시탭S7·플러스) 일부 모델 단종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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