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손절'로 한국의 대(對)아프간 외교가 전면 중단됐다.
정부는 지난 20여년간 한·미 동맹을 고리로 아프간 전후 복구 사업에 1조원가량의 지원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미국이 대중(對中) 견제 목적으로 아프간 철수를 결정하며, 한국의 대아프간 외교 역시 원점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정부는 당분간 아프간을 주무대로 펼쳐질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 세 불리기와 미국과 아프간 새 정부 간 관계를 지켜보며 외교 방향을 재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간 드러날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탈레반의 본심도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탈레반과의 협력 필요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대아프간 외교의 균형추를 잘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아프간 자금줄 죄는 美 vs 탈레반 '후견인' 나선 中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의 아프간 지원액은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0억400만 달러(약 1조1729억원)에 이른다. 파병 비용은 더하지도 않았지만 한국의 수원국 가운데 베트남, 이라크 다음으로 큰 금액이다.
이에 더해 정부는 지난해 11월 미·중은 물론 일본과 러시아 등 전 세계 70여개국이 참여한 '아프가니스탄 회의'에서 2024년까지의 아프간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미군 철군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올해 배정된 아프간 지원 예산은 대부분 집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관련 소식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당초 아프간 여성 인권과 아동 교육 지원에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었다"면서 "정권 성격이 바뀌며 좁게는 사업 내용, 넓게는 예산 총액까지 재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예산 재심의 과정에서는 한두 달 사이 드러날 탈레반 정권의 성격이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탈레반 간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은 우선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탈레반 정권은 과거 여성 교육 금지와 공개 처형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정부 역시 탈레반 정권이 과거의 인권 침해 행위를 반복하면 교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일찌감치 탈레반의 자금줄을 조이며 압박에 나섰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은행에 있는 아프간 정부의 수십억 달러 자금을 동결했다. 탈레반 접근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을 앞세워 탈레반 정권 후견인을 자처하고 나섰다. 중국이 아프간 내에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최대 3조 달러(약 3532조원) 규모의 희토류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희토류는 상당수 첨단 제품에 들어가는 필수재다.
탈레반으로서는 향후 아프간 정세 안정을 위해 국제사회 개방과 외국인 투자가 절실한 만큼 중국에 더 밀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커지는 안보불안··· 美 "주한미군 감축 없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사태에 빗대 주한미군 철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에서 아프간 사태에 대해 "초강대국인 미국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대신 지켜줄 수가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며 정부에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안보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한국뿐 아니라 대만과 유럽 등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졌지만, 미국은 "한국이나 유럽에 주둔한 미군을 감축할 의향이 없다"고 일축했다.
외교가에서도 미국의 아프간 철수 배경 중 하나로 대중 견제가 꼽히는 만큼 한국과 대만 등을 중시하는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는 지난 20여년간 한·미 동맹을 고리로 아프간 전후 복구 사업에 1조원가량의 지원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미국이 대중(對中) 견제 목적으로 아프간 철수를 결정하며, 한국의 대아프간 외교 역시 원점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정부는 당분간 아프간을 주무대로 펼쳐질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 세 불리기와 미국과 아프간 새 정부 간 관계를 지켜보며 외교 방향을 재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탈레반과의 협력 필요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대아프간 외교의 균형추를 잘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의 아프간 지원액은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0억400만 달러(약 1조1729억원)에 이른다. 파병 비용은 더하지도 않았지만 한국의 수원국 가운데 베트남, 이라크 다음으로 큰 금액이다.
이에 더해 정부는 지난해 11월 미·중은 물론 일본과 러시아 등 전 세계 70여개국이 참여한 '아프가니스탄 회의'에서 2024년까지의 아프간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미군 철군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올해 배정된 아프간 지원 예산은 대부분 집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관련 소식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당초 아프간 여성 인권과 아동 교육 지원에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었다"면서 "정권 성격이 바뀌며 좁게는 사업 내용, 넓게는 예산 총액까지 재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예산 재심의 과정에서는 한두 달 사이 드러날 탈레반 정권의 성격이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탈레반 간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은 우선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탈레반 정권은 과거 여성 교육 금지와 공개 처형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정부 역시 탈레반 정권이 과거의 인권 침해 행위를 반복하면 교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일찌감치 탈레반의 자금줄을 조이며 압박에 나섰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은행에 있는 아프간 정부의 수십억 달러 자금을 동결했다. 탈레반 접근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을 앞세워 탈레반 정권 후견인을 자처하고 나섰다. 중국이 아프간 내에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최대 3조 달러(약 3532조원) 규모의 희토류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희토류는 상당수 첨단 제품에 들어가는 필수재다.
탈레반으로서는 향후 아프간 정세 안정을 위해 국제사회 개방과 외국인 투자가 절실한 만큼 중국에 더 밀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사태에 빗대 주한미군 철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에서 아프간 사태에 대해 "초강대국인 미국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대신 지켜줄 수가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며 정부에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안보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한국뿐 아니라 대만과 유럽 등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졌지만, 미국은 "한국이나 유럽에 주둔한 미군을 감축할 의향이 없다"고 일축했다.
외교가에서도 미국의 아프간 철수 배경 중 하나로 대중 견제가 꼽히는 만큼 한국과 대만 등을 중시하는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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