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대상 5차 지원금인 ‘희망회복자금’을 집행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구호다. 지난 17일부터 신청을 시작해 아직 초기 단계지만 지원금 집행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다. 하지만 ‘폭넓고 두텁게’ 지급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찍힌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원금 신청 개시 3일 차인 19일까지 116만8000개 사업체에 총 2조7775억원이 지급됐다. 1차 신속지급 대상자(133만4000명)의 87.6% 수준이다. 희망회복자금은 오후 6시까지 신청하면 당일 지급되며, 빠르면 2~3시간 내에 입금이 이뤄진다. 지원금 집행이 쾌속으로 이뤄지면서 소상공인들은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밀린 임차료나 대출 이자 등 급한 불을 끄는 데 지원금을 활용하면서다. 소상공인들은 지원금이 “가뭄에 단비”라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 누기”라는 반응도 만만찮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에 비해서는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희망회복자금은 당초 정부안(3조2500억원)보다 약 1조원이 증액됐지만, 매출액 규모가 큰 사업체만 지급액이 올랐다. 연매출이 2억원 미만인 사업장 대부분은 지급액에 변동이 없다.
‘폭넓은’ 지원책도 다소 아쉽다. 물론 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와 비교하면 지원 폭이 넓어졌다. 버팀목자금 플러스는 매출이 20% 이상 감소한 업종을 경영위기 업종으로 선정했으나, 이번에는 10% 이상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지원 대상이 112개에서 277개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반기 매출을 증빙할 방법이 없어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던 간이‧면세 사업자를 위해 중기부가 국세청 과세 인프라 자료를 확인하고 대상일 경우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지급 기준인 7월 6일 이전에 경영난으로 휴·폐업을 했다면 희망회복자금 지원을 받지 못한다. 또 4차 지원금은 경영위기업종이 아닌 일반업종도 매출 감소가 확인되면 지급됐으나 이번엔 일반업종이 대상에서 빠져 수혜자가 오히려 줄었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코로나19 방역조치 직접 대상인 금지‧제한업종과 피해가 큰 경영위기업종을 지원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지원금은 거리두기 4단계 이전의 어려움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정작 4단계 이후 더욱 심각해진 피해에 대한 보완도 충분치 않다. 폭넓고 두터운, 그리고 신속한 지급이 말 그대로 ‘구호’에 그칠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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